꽃으로도때리지말라를읽고나서 꽃으로도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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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때리지말라를읽고나서 꽃으로도 126 - 미리보기를 참고 바랍니다.

본문/내용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읽고나서..
우리는 흔히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알기 위해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신문 기사를 읽는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잠깐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얻는 정보의 대부분이 소위 선진국의 미디어가, 선진국 그들 자신의 관심사를, 그들의 시각으로 구성한 것임을 눈치 채게 된다.
특히 미국을 비롯, 파워를 가진 선진국 정부들의 정치적인 논리나 거대 기업의 경제적 논리에 얽혀 있는 정보들이 주류를 이룬다. 인간이라면 종교, 민족에 상관없이 누구나 천부적으로 마땅히 가져야 할 것이 `인권`이건만, 이런 미디어가 강조하는 `보호받아야 할 인권`은 그들 파워 선진국들의 입장에 반하는 `독재 정권`에만 존재하는 듯 하다.
최근의 뉴스에서만 보더라도, 이라크 사담 후세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북한 김정일 독재정권 하에서 가난과 고문, 탄압에 시달리는 가엾은 사람들의 인권은 우리가 보호해줘야 할 대…(생략)

함께 겪은 일들을 이 한 권의 책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에 담아냈다.
그녀는 충격적이고 감성적인 말로 소리 높여 떠들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보았던 고통받고 있는 무고한 여성들과 아이들의 삶을 담담하게 전하며, 그 곳에서 그들과 함께 눈물샘이 마를 만큼 눈물을 흘린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땅에 내려놓아도 발자국조차 생기지 않을 것 같은 미라처럼 마른 아이, 실명을 가져올 수도 있는 푸른 독초라도 입에 꼭 물고 있는 아이, 너무 배가 고파 자꾸만 먹는 상상을 해서 그런지 임산부처럼 배가 잔뜩 부풀어 오른 수많은 아이들. 그녀는 이렇게 돌보지도 않을 거면서, 신은 왜 아프리카를 만들었는지 원망하기도 한다. 그리고 `누가 당신에게 도움을 청하러 오거든 신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마치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당신이 나서서 도우라`는 싯다 바바의 말을 인용하며, 그들 속으로 들어간 자신을 통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있음을 보라고 이야기한다.
1만 달러만 있으면 한 도시의 아이들을 모두 예방 접종시킬 수 있는데도, 비본질적인 것들에 관심을 쏟으며, 화장품 소비에 180억 달러, 향수 소비에 150억 달러, 애완용 동물 사육에 170달러를 쓰는 사람들. 고릴라가 3백 마리 죽었다고 하면 연일 신문과 방송에서 떠들면서도, 하루에도 수백 명씩 죽어가는 아이들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세상.
세계 인구를 1백 명으로 축소시키면 50명은 영양부족, 20명은 영양실조이며, 그 중 한 명은 굶어죽기 직전인데 15명은 비만인 세상. 가난하고 힘없는 국가에서 수많은 이들이 이런 모순 속에서 하루, 하루 최소한의 인권조차 위협받으며 숨만 붙은 채 축 늘어져 있지만, 이들은 구호기관들의 데이터 수치로만 가끔 전해질 뿐이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그들의 간절한 눈망울은 텔레비전에서도, 신문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그녀는 이들을 숫자로 읽어서는 결코 안 된다며 호소한다.
전혀 몰랐던 현실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전해주는 드라마가 아닌, 무고하게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의 진짜 이야기는 나까지도 끊임없이 울게 만들었다.
머리로 모르지는 않았으나, 가슴으로 느끼지는 못했던 현실을 내게 일깨워주었다. 선동적인 연설은 아니나, 내가, 우리가 봐야 할, 그리고 작은 손길을 내밀어야 할 그 대상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