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일고 나는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내가 가장 빨리 읽은 책 베스트 1위를 꼽자면 바로 해리포터시리즈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가장 감명 깊게 본 책 1위를 말하라고 한다면 김정현씨가 지은 `아버지`를 꼽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이 두 가지를 함께 갖춘 책이 등장한 것이다. 그것과 더불어 나의 고정관념을 확 깨뜨려버린 나의 지침서라고 말할 정도의 이 책은 바로 하이타니겐지로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라는 책이다. 책제목부터가 어쩜 이렇게 순수한지 모른다.
나는 대체적으로 선생님을 두루두루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과목을 잘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을 좋아할 뿐이고, 그래서 더욱 따르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순수한 삽화를 보면 그걸 얘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평소 나는 친구들이 만화책을 보다가 갑자기 웃으면 무심결에 `바보 아냐?`라고 말한다. 나는 만화책을 보지 않기 때문에서인지 그 즐거움을…(생략)

계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차별하는 선생님은 계시지 않길 바란다. 특히 공부를 가지고 주로 차별을 하시는데 아무리 공부 못해도 학생 개개인에게는 그 학생만이 할 수 있는 재능이 있다는 것쯤은 나도 아는데 그걸 모르시는 선생님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선생님은 학생에게 공부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재능을 발견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역시 선생님의 좋은 역할이라고 본다. 말도 안 하고 글도 잘 못쓰는 데쓰조가 파리에 관한 지식만큼은 누구보다 뛰어난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이 `아이들에게서 배운다` 라는 교육 철학이 담겨있 듯 선생님들도 마음을 열고 아이들의 생각을 따스하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한다.

나는 `미나코` 라는 아이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가 가장 감명 깊게 보았던 것 같다. 나는 고다니 선생님과 그 반 학생들을 통해서 내가 미나코 같은 장애인을 그저 동정심으로만 여겨왔다는 생각에 얼마나 한심하고 어리석었는지를 깨달았다. 비장애인 역시 겉은 아무렇지 않지만 속은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 역시 장애를 가진 다 같은 장애인이라는 것을 내가 왜 몰랐었는지 이제야 그들을 동정심이 아닌 같은 사람으로서 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미나코 얘기를 읽으면서 만약 내가 준이치 라면 전학을 갔을 것이고 또한 고다니 선생님이라면 그 아이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게 얼마나 불편하고 서로에게 피해만 끼치는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준이치를 보고 원효대사가 뒤늦게 자신이 해골 물을 마셨다는 것을 느꼈듯 사람은 생각하는 것에 따라 어느 순간 행복과 불행이 뒤바뀐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함께 사는 사회에서 자기 이익만을 주장하는 것은 더욱더 옳지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것쯤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렇게 마음 속 깊이 느껴 보는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더 마음이 따스해지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