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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을 읽고 ...”
광장은 수능예상 출제 지문으로 고등학생에게도 많이 읽혀져서 내겐 친숙한 소설이었다. 그리고, 분단문제에 대해서 논리적이며 철학적인 관점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으로 다시 한 번 읽고 독후감을 쓰게 되었다.
처음 내용은 중립국으로 가는 석방 포로들을 태운 배에서 시작한다. 선장과 이명준의 대화에서 명준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음에도 자기의 나라를 택하지 않고 제 3국을 택하게 된다. 명준은 갈매기가 죽은 뱃사람들의 영혼이라는 혹은 뱃사람을 잊지 못하는 여자의 마음 이라는 얘기를 듣게된다. 명준이 그 갈매기를 보면서, 상황은 과거로 돌아간다.
명준은 신문에 자기 노래를 싫을 정도로 문학적 재질이 있었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철학과 3학년인 대학생이었다. 그러면서도 붙임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인생의 재미를 중요시 하는 영미는 명준을 좋게 생각한다. 대…(생략)
의 관계를 묻고 가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름을 바꾸고 살았으면 하는 것이었다. 명준은 아버지가 월북하고 얼마 안 있어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아버지 친구인 영미아버지 밑에서 자라게 되었다. 그래서 고아와 다름없는 신세에 외로움의 깊이가 있었다. 명준은 고아가 아닌데도 고아처럼 느낀다. 이틀 후 명준은 경찰에게 취조를 받게되는데, 아버지가 빨갱이라는 이유로 고문을 당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비로소 명준은 현실에 눈을 뜨게 된다. 일주일 후 명준은 다시 불려간다. 그리고 빨갱이라고 자백하라는 말에 아버지와는 상관없다는 사실들을 설명하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때 명준은 윤애를 생각하였다. 현실이 아무리 타락하고, 부조리하고, 보람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윤애와의 사랑을 통해서 극복하려고 한다.
다시 선상으로 돌아와 명준은 갈매기를 보면서 윤애의 집에서 여름을 보낼수 있게 되었던 것, 산책도 하고 윤애와 대화도 하면서 지내다가 윤애와 입맞춤을 하게 된 것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윤애와의 일과 명준의 철학에 대해 생각한다. 명준이 탄 타고르 배는 홍콩에 도착하게 되어있었다. 그러나 상륙이 불가했다. 명준의 동료들은 상륙을 하기 위해 교섭을 요청한다. 그러나 명준은 반대한다. 동료들과 의견이 맞지 않자 동료들은 명준을 멸시하고, 식당에 가둬버린다. 그곳에서 명준은 포로시절을 생각했고, 선장이 나중에 알고, 그를 풀어주었다.
명준은 윤애와의 사랑을 통해 관념과 현실의 간격을 없애려 노력하나 실패하고 인천에서 배를 얻어 타고 월북하게 된다. 명준이 북녘에서 만난 것은 쟂빛 공화국이었다. 만주의 저녁 노을처럼 핏빛으로 타면서, 나라의 팔자를 고치는 들뜸 속에 살고 있는 공화국이 아니었다. 더욱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코뮤니스트들이 들뜨거나 격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일이었다. 그가 처음 이 고장 됨됨이를 똑똑히 느끼기는, 넘어와서 바로 북조선 굵직한 도시를, 당이 시켜서 강연 걸음을 했을 때였다. 학교, 공장, 시민회관, 그 자리를 채운 맥빠진 얼굴들. 그저 앉아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아무 울림도 없었다. 혁명의 공화국에 사는 열기 띤 시민의 얼굴이 아니었다. 다다이스트들이 그르친 것처럼, 코뮤니스트들도 그르친 것이었다면, 코뮤니스트들은 속속들이 무릿말을 만들려고 했다. 그들의 말에는 색깔의 바뀜도 없고 냄새도 없었다. 어느 모임에서나, 판에 박은 말과 앞뒤가 있을 뿐이었다. 신명이 아니고 신명난 흉내였다. 혁명이 아니고 혁명의 흉내였다. 명준은 호랑이 굴에 스스로 걸어 들어온 저를 저주하면서, 이제 나는 무얼 해야 하나? 생각하였다. 아버지는 새장가를 들어 모란봉 극장에 가까운 적산집에 새 아내와 살고 있었다. 명준이 나이 또래의 의붓어머니. 그것은 지옥이었다. 명준에게는 구역질이 나는 부르주아 집안의 나날이었다. 북한은 혁명은 온데간데없고 혁명의 자취만 있는 곳이었다. 이데올로기와 허위만이 가득 찬 곳이고, 공개적인 광장만 있을 뿐, 개성적인 삶은 없는 곳이었다. 명준은 아버지가 해준 노동신문의 기자 생활을 버리고 집을 나와 하숙을 하게 된다. 기자활동을 하던 중 사실을 그대로 보고했다는 이유로 당 간부들에게 핀잔을 듣게된다. 그런 이유로 그는 기자 생활을 접었다. 그리고 야외극장 짓는 일에 직장 기관에서 의용 봉사원이 번갈아 나가고 있었는데 그는 거기를 자원해서 날마다 나갔다. 일을 하던 중 평양의 봄을 처음 맞는구나 생각하는 순간 잊었던 일이 떠올랐고, 그는 아뜩하는 참에 발을 헛디디면서 아래로 떨어졌다. 병원에 있는 동안 그는 잊었던 윤애에 대해 생각했다. 그즈음 해서 국립극장에 있는 여성 동무들이 위문을 나오는데 다친 명준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게된다. 이때에 은혜를 알게된다.
명준은 은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명준에게 사회 개조의 역사 속에 새로운 삶의 보람을 걸어 보려던 월북 직후의 나날, 명준에게는 은혜의 사랑만이 남았다. 그러나 은혜의 모스크바 유학으로 명준은 은혜와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한국전쟁이 발생하고 인민군 정치보위부 장교가 되어 명준은 서울로 남하한다. 1950년 8월 명준은 간첩혐의로 잡혀온 영미의 오빠이자 친구인 태식을 취조하게 된다. 수갑을 차고 고개를 수그린 태식은, 며칠 내리 받은 고문 때문에 코의 테두리가 허물어져 있었다. 코 언저리가 두루뭉실하니 삐뚤어진 부은 얼굴은, 얼핏 문둥이처럼 보였다. 그를 보자 솟아난 기쁨을 명준은 풀이할 수 없었다. 악마도 풀이할 수만 있으면 무섭지 않았다. 그러나, 붙들려온 태식을 보고 느낀 기쁨을 그는 풀이하지 못했다. 태식은 그의 친구였다. 은인의 아들이었다. 영미의 오빠였다. 다 그만두더라도, 그와 태식의 사이는 나쁜 편이 아니었다. 어딘지 마지막 한 장이 서먹서먹한 사이긴 했으나, 그 무렵 친구를 들라면 그를 들어야 할 처지였다. 그런데도, 붙들려 온 태식은 그에게 전리품으로 비쳤다. 풀이는 한 가지밖에 없었다. 그의 앞사람에게서 일을 넘겨받는 며칠 동안, 그는 체포된 용의자들을 만나지 못했었다. 윤애의 갑작스런 나타남과 그녀의 말로 태식의 수감된 사실을 알았다. 자기 여자를 차지한 자가 손아귀에 들어 있다.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다. 그리고 명준은 태식의 아내가 된 옛 여인 윤애를 만나게 되고, 겁탈하려 하지만, 하지 못하고 둘을 탈출시킨다.
그리고 명준은 전투가 치열한 낙동강에 배치받아 가게 된다. 윤애와 그 남편 태식을 놓아 준 다음, 이명준은 이곳, 전세가 기울어져 가는 낙동강 싸움터로 가라는 명령을 받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은혜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간호병이었다. 그녀는 사상과 애인과 육친을 깡그리 잃어버리고, 손에 잡히지 않는 죽음과 서로 멍하니 바라보고 앉아 있던 그의 앞에 또다시 나타난 은혜는 어쨌든 조용했던 그의 마음을 헝클어 놓은 데서 얼핏 짜증스러우면서도, 외치고 싶은 기쁨을 주었다. 둘은 동굴 속에서 재회를 하게 되고, 명준에게 그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말한다. 그 후 명준은 사령부에서 떠도는 소문을 들었다. 총공격이 가깝게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죽기 전에 부지런히 만나요, 네??? 하던 은혜는 그 날 밤 명준이 두 시간 가까이 기다렸으나,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낙동강에 물이 아니라 피가 흘렀다는 싸움은 이날의 그것이었다. 은혜는 부지런히 만나자던 다짐을 아주 어기고 말았다. 전사한 것이다.
싸움이 멎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명준은 북으로 돌아갈 생각은 아예 없었다. 그가 북으로 가야 할 아무 까닭도 없었다. 한편으론 명준의 눈에는, 남한이란 키에르케고르 선생 식으로 말하면, 실존하지 않는 사람들의 광장 아닌 광장인 것이었다. 그곳에는, 타락할 수 있는 자유와, 게으를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자녀에겐, 진심으로, 교회에 나가기를 권유하고, 외국에 보내서 좋은 가르침을 받게 하고 싶어한다. 이런 사회. 그런 사회로 가기도 싫다. 그가 본 두 사회는 모두 환멸만이 있고, 불신만이 있다. 결국 그는 중립국을 택하게 된다.
사람이 안고 뒹구는 목숨이 꿈이 다르지 않느니. 어디선가 그런 소리도 들렸다. 그는 지금, 부채의 사북자리에서 있다. 삶의 광장은 좁아지다 못해 끝내 그의 두 발바닥이 차지하는 넓이가 되고 말았다. 자 이제는?
그는 인도로 가는 배 위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갈매기를 보면서 은혜와 딸의 환영을 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설자리를 잃은 명준은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줄거리이다. 인간에게는 무엇보다도 밀실이 필요하고, 동시에 맘껏 소리치고 누릴 수 있는 광장도 필요하다고 한다. 이 글에서 명준은 우리 분단 현실에서의 비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윤애는 남을 은혜는 북을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둘 다에게 다가설수 없는 명준은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이데올로기니 대립이니 이런 말을 이젠 흔히 들을 수 없는 단어가 되었다. 그러나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만이 분단을 지키고 있다. 50년대 전후에 이념에 대한 글을 심도 있게, 논리적으로 다뤘다고 해설하는데, 그런 건 잘 모르겠고 나는 분단의 아픔만이 느껴질 뿐이다. 이 글이 주는 주제와는 다르지만, 이 글을 통해서 분단으로 직접적인 상처받은 이들, 지금 우리가 받고 있는 상처를 생각해 보고, 남. 북의 실정에 맞게 어서 빨리 한가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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