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사와 T교수

김강사와 T교수
김강사와 T교수?? 이 둘은 과연 어떤 관계일까?? 언어영역 문제집을 보다가 무심코 이 소설 중의 짧은 지문을 접하게 되었다. 그 후에 이 둘에 대한 관계가 궁금했고,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이 소설이 수록되어있는 책이 집에 굴러다니는 것을 발견하게 되어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김만필`은 동경 제국대학 독일 문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수재이다. 그러나 그는 취직난이 심할 때 졸업을 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실업자 상태에 있었다. 그러다가 조선에 와 있는 관리 H과장의 주선으로 일본인 S전문대학교에 일주일에 두 번, 4시간의 시간강사로 나가게 된다. 그런데, 그는 남에게 알려지면 별로 좋지 않은 학생 때의 전력이 있다. 학생 때 그는 좌익 학생운동 단체인 문화 비판회에 관계한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그런 사상 운동의 전력이 있는 사람은 사회에 용납…(생략)

있었다. 그래서 그는 불안한 마음에 그 부탁을 거절하였다. 학교에 취직한지 한참 후에 그는 학교의 상황을 잘 파악하게 되었다. 학교는 커다란 두 패로 나뉘어 있었는데, 한 패는 교장과 T교수 중심이었고, 또 한패는 독일어 C교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파벌이었다. 그러나 김만필은 어느 군데에도 속하지 않고 모른척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T교수가 H과장이 김 강사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한다. 그래서 김 강사는 H과장을 만나게 되는데, H과장은 김 강사의 사상을 의심하며 취직 전에 그의 사상 문제를 은폐하여 자신을 기만했다며 노발대발한다. 그것은 T교수가 김 강사가 그의 파벌에 속하기를 희망하지 않았다고 H과장에게 김만필의 과거를 폭로했기 때문이며, 이것으로 모든 일은 끝장이 나고, 김 강사는 좌절하고 만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이 소설에서는 자기를 위해서 아첨과 비겁한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교활하고 비겁한 T교수와 세속적인 요령을 피울 줄 모르며, 현재 생활에 대한 양심이 가책을 가지고 살아가는 김 강사가 대조적으로 표현되었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응에 실패하게 되는 김 강사를 보면서 그 당시 사회 적으로 도대체 뭐가 문제였는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꼭 그렇게 T교수처럼 비굴하게 아첨을 떨어가며 현실 적응을 해나가야만 했는가 라는 생각과 함께. 솔직히 현실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이 옛날에 열의를 다해 가지고 있었던 사상을 꺾어버린 김 강사도 지식인으로서의 지조를 가지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실망했다. 김 강사는 그렇게 여러 얼굴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간 것이다.
요즘에도 우리 주변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기보다 강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아첨과 비굴한 웃음을 보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살기보다는 좀 더 자기 자신에게 솔직하고, 깨끗한 양심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연 이 두 사람의 모습 중, 어느 모습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져보며 이 독후감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