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소리를 읽고 까치소리

까치소리
저자 : 김동리
출판사 : 민음사
이 작품을 읽게 된 계기는 이 소설을 쓴 작가 김동리의 역마를 읽고서 이다. 그가 전개해 나가는 작품 구성이나 스토리가 흥미롭고 이해하기도 쉬운 편이라 이 작품도 그렇겠지...란 기대를 갖게 했다.
이 소설은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 봉수는 애인 정순을 만나기 위해 자해행위를 하여 제대를 한 불법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가 집에 돌아왔을 때 까치소리와 함께 연발 터져 나오는 어머니의 기침과 "봉수야 죽여다오" 하는 처절한 몸부림이 그를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한다. 그의 여동생 옥란의 말에 의하면 아침에 우는 까치 소리를 반가운 사람이 돌아온다는 신호처럼 여기고 아들을 기다리다 계속 돌아오지 않는 아들에 대한 실망감 같은 마음이 기침으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기침이 계속 될 수록 봉수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싶은 생각을 갖게되…(생략)

애인이 이미 다른 사람의..(그것도 친구였던.) 아내가 되어 그 사람의 아이까지 낳았으니 말이다.
봉수는 화가 나는 것을 꾹꾹 눌러 참고 상호에게 정순을 만나게 해달라고 정중히 부탁했다. 상호는 거절하는 듯 싶었지만 봉수에게 미안한 감정도 있고 하여 자신의 여동생 영숙을 시켜 허락의 의사를 밝힌다. 결국... 봉수는 영숙의 동참 하에 정순과 재회를 하게 된다. 정순을 만나게 된 봉수는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역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순도 죄책감을 느끼고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들지 못한다. 결국 봉수는 정순에게 함께 떠나자고 설득하고 그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며칠 후 영숙을 통해 정순의 편지가 도착했다. 그러나 그녀의 답변은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비록 정순도 봉수와 떠나고 싶었겠지만 자식을 두고 가정을 져버릴 수는 없었으리라...그는 정순을 애써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편지를 전해 준 영숙에게 편지 내용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얼굴을 붉히며 그렇다고 대답하는 영숙에게 옥란이와 잘지내 달란 말을 남기며 그 자릴 떠난다. 그렇게 정신 나간 사람 처럼 헤메다 보리밭 숲으로 들어가게 된 봉수는 그 곳에서 또다시 영숙을 보게되고 거의 실신 상태인 그녀를 능욕하고 목을 졸라 죽인다. 그때 까치 소리가 봉수의 가슴속에 울려온다.
이 작품을 읽고 안타까웠던 점은 마지막에 영숙이 봉수에게 능욕 당한 것이다. 왜 아무 잘못도 없는 그녀가 봉수의 화풀이 대상이 되야 했는지 그녀는 왜 또 저항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조금은 화가 났다. 이것은 봉수의 도덕성 문제일까? 아님 단순히 보상심리에서?
나는 왜 이 소설의 제목이 까치소리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는데 이 소설의 첫 부분과 끝 부분에 등장하는 이 까치소리는 흉조와 길조와도 결부되고 모든 사건이 까치소리와 연관 된 듯한 초월적인 느낌을 갖게 하는 매개체이기도 한 것 같다.
이 책을 계기로 나의 운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