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삐딴 리를 읽고 꺼삐딴리

피할 수 없는 냉정한 현실
<꺼삐딴 리>를 읽고
이 책의 주인공인 이인국은 일제시대, 러시아 지배시기, 미국 지배시기 동안의 삶을 살아왔던 사람이다. 이인국이 살아왔던 삶의 배경은 말하자면 험난한 시대였다. 이런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자신의 모습을 바꿔가며 기회주의적 삶을 살고자 한 이인국의 삶도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지배 받던 일제시대 때, 그는 일본인 행세를 하며 철저한 일본식 삶을 살았다.
그러나 해방 직후 친일죄로 감옥에 가게 된다. 그리고 그는 거기서 또 한번 살아남게 된다. 한 러시아 장교의 혹을 수술을 통해 제거해주었던 것이다. 그 일로 감옥에서 풀려난 이인국은 러시아 지배 당시, 러시아 말을 배우고 러시아인처럼 생활하였다. 그리고 아예 자신의 아들을 러시아로 유학을 보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렇게 러시아로 유학 보낸 아들은 거기서 실종되고 말았다. 이…(생략)

많을 것이다. 식민통치 때의 고난과 험난함, 두려움은 그를 충분히 이렇게 만들었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 현대시대에서 바라보는 이인국에 대한 태도는 비판적이다. 자신의 나라가 망했는데도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이솝우화의 박쥐같은 행동을 보는 눈은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채만식의 <논 이야기>의 내용을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논 이야기>의 주인공인 한덕문도 나라가 자신에게 별 도움이 못 된다 하여 나라가 독립되었는데도 기뻐하지 않고 오히려 나라를 원망한다. 위의 <꺼삐딴 리>나 <논 이야기>를 보더라도 알 수 있는 공통점은 모두 식민지 하에 있던 우리 민족의 역사적인 비극의 일부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