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연대기를 읽고 나니아 연대기

나니아 연대기,를 읽고.
제목도 전체적인 줄거리도 기억이 나지않는, 어린시절 TV에서 보았던 만화영화 한 편이 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아이들이 옷장을 열고 걸려있는 옷들을 헤치고 들어가면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있는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는 그 장면만은 아직도 생생히 떠오른다. 무엇이던 믿어버리던 순수했던 그때, 내방 옷장 깊숙한 곳에도 그런 곳이 있으리라 생각도 했었다. 어린시절 보았던 만화영화는 추억이 되어 종종 친구들과의 대화거리가 되곤하지만 이 이야기는 아는 친구들이 없어 도저히 존재를 알 수 없는(!) 그런 이야기에 머무르곤 했다.
순수하기만 했던 어린아이가 더이상 아니기에, 처음 「나니아 연대기」 표지를 화면에서 보았을 때에는 경이로움과 위풍당당한 아슬란의 모습보다는 마녀의 젤리를 맛보았던 에드먼드가 느낀 두려움과 무서움이 크게 다가왔는데 표지에는 책의 전체적인 이미지가 담겨 있다는 평소…(생략)

으로 요약시켜 놓은 듯 이야기의 흐름이 상당히 빠른 편이라, 전공서적을 방불케하는 책의 두께에 비해 읽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그리고 기독교우위와 타종교에 관한 비판적인 사상, 백인우월주의, 그리고 남성우월주의 등 지금시점이라면 많은 비판을 받았을 만한 작가의 세계관이 깔려있어 읽는 중간중간 눈쌀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아이들을 위해 집필한 책이라고 하지만, 솔직히 읽히고 싶지 않은 면도 있다. 오히려 무조건적으로 흡수해 버리는 유년시절보다는, 어느 정도 비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연령대가 되어서 읽어야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내용에 관한 많은 기대를 했었지만, 다 읽은 지금은 스크린에는 과연 어떤 느낌으로 옮겨질지. 책을 받아보기 전 흥분되었던 그 느낌으로 지금은 영화 개봉날만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