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을 읽고 나서 나무를 심은 사람

<나무를 심은 사람>은 평생 동안 황무지에 나무만을 심어 온 한 양치기 노인의 숭고한 삶을 통해 인간의 위대함과 자연의 정직성을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 ‘나’가 여행을 하다 우연히 만난 양치기 노인의 말없이 일하는 삶을 그린 것이다. ‘나’는 여행을 하다가 며칠 째 물을 마시지 못해 갈증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우연히 아무도 살지 않는 마을에 갔다가 양치기 노인을 만나게 되어 물을 마시고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그런데 ‘나’는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된다. 양치기 노인이 어디선가 조그만 주머니를 가지고 와 그 속에서 도토리를 꺼내 하나 하나 꼼꼼하게 가려내는 것이었다.
하루가 지나고 ‘나’는 양치기 노인에게 하루만 더 묵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왠지 모르게 양치기 노인이 좋아졌기 때문이었다. 양치기 노인은 두말 없이 승낙한다. 양치기 노인은 양에게 풀을 먹이러 가기 전에 지난 밤…(생략)

날 양치기 노인은 무언가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어졌고, 그래서 그 노인이 하게 된 일이 바로 이 황무지에 나무를 심는 일이었다. 나무가 없는 땅은 죽은 땅과 다름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나’는 노인과 헤어져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양치기 노인을 만났던 다음 해에 전쟁이 일어나 ‘나’는 5년간 참전을 하게 되었다. 그러느라 ‘나’는 양치기 노인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다 ‘나’가 다시 그 산골을 찾아간 것은 전쟁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서였다. 황무지는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저 멀리 아득히 먼 곳에서 융단처럼 떡갈나무 숲이 펼쳐져 있었다. ‘나’는 단숨에 양치기 노인의 집으로 달려갔다. 양치기 노인은 예전보다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나’를 맞이해 주었다. 변한 게 있다면 양떼를 기르는 대신 꿀벌을 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10년 전에 심었던 도토리는 뿌리를 내려 벌써 ‘나’의 키보다 훨씬 더 크게 자라 있었다. ‘나’는 이 놀라운 광경을 보고 감격하게 되었다. 숲은 길이가 11킬로미터, 폭이 3킬로미터 정도였다. 양치기 노인 혼자서 이 놀라운 일을 해낸 것이었다. ‘나’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노인의 인내와 노력에 감탄한다.
숲에는 떡갈나무뿐만이 아니라 너도밤나무, 자작나무도 울창하게 들어서 있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물 한모금 찾을 수 없었던 이 곳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도 살 수 없던 황무지가 이제는 낙원으로 변해 있었다. 짐승들이 다시 찾아들었고, 사람들도 하나 둘씩 모여들어 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도 양치기 노인 혼자서 이 모든 것을 이루어 놓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조금씩 조금씩 변하면서 찾아온 이 새로운 세상이 저절로 된 줄로만 생각할 뿐이다. 황무지가 낙원이 되기까지는 양치기 노인의 절망과 고통이 있었는데 말이다.
그 이후 ‘나’는 매년 양치기 노인을 찾아갔다. 세월이 흐르면서 노인도 많이 늙어갔지만 나무 심는 일은 그치지 않았다. 양치기 노인은 한 양로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나는 여기서 한 사람의 양치기 노인이 사람이 살 수 없는 황무지를 오늘의 낙원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사람의 힘으로 기적을 일구어 냈고, 그러기에 인간은 위대하다. ‘명예도 보수도 바라지 않는 고귀하고 진실한 인격자의 길은 언젠가는 반드시 후세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진실을 일깨워 준다’는 것을 이 작품은 알려주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며 자기 손자를 위해 나무를 심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났다. 자기가 나무의 혜택을 받을 수는 없지만, 자신의 손자가 10년 후, 20년 후 자기가 심은 나무 그늘에서 쉴 것을 생각하며 나무를 심는 할아버지의 모습 말이다. 이 노인 역시 자기가 당장 이익을 받을 수는 없지만 후세 사람들을 위해서 나무를 심었을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아무도 봐 주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세로 인해 노인은 황무지가 낙원으로 변하는 기적을 일구어 낸 것이다.
노인이 황무지를 낙원으로 변화시킨 것을 아는 사람은 ‘나’ 뿐이지만, 그는 그것에 연연하지 않았고 끝내는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했고, 또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의 숭고한 삶을 통해 독자들은 마음에 훈훈한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버려진 황무지 땅에다 씨앗을 뿌리며 자신의 이익을 구하지 않고 먼 후세 사람들을 위하는 양치기 노인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당장에 성과가 드러나지 않지만, 물론 성과를 기대하지도 않는 묵묵한 삶의 자세를 보면서 우리는 그에게 감탄하게 된다. 노인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또한 배울 수 있다. 또 우리가 자연의 일부임을 겸허하게 깨닫게 해 준다.
우리는 대가가 없는 일, 남이 알아주지 않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지금 물질주의와 명예욕으로 얼룩진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양치기 노인의 삶은 우리에게 더한 감동을 준다. 이 시대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과는 정 반대의 삶을 산, 숭고한 노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늘 자각하며, 양치기 노인의 삶을 자신의 삶에 재조명하며, 겸손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또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양치기 노인의 인격을 본받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