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하는 저녁을 읽고 낙하하는저녁

낙하하는 저녁을 읽고..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서만 볼 수 있을 듯한 다소 알송달송한 느낌의, 그래서 자꾸만 관심이 가고 사랑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8년간을 사랑하며 같은 시간을 보내 온 연인 리카와 다케오 그리고 다케오가 사랑하는 하나코. 자신이 사랑하는 한 남자를 한 순간에 눈 멀게 한 여자와 그 남자를 잃은 한 여자의 동거가 시작된다.
그리고 그네들의 동거가 끝이 나는 15개월후 한 여자의 사랑도 한 남자의 사랑도 맺듭을 짓는다. 리케의 실연은 그 실연을 안겨준 하나코를 통해 서서히 그리고 보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정리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울릴 것 같지도 않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던 두 여자는 어느새 하나의 부재를 허전해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하나가 되어 있다. 리카와 하나코는 전혀 다른 삶의 모습을 지닌 사람들이었지만 난 두 사람이 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착각에 빠져…(생략)

의 모습은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사랑은 내 맘속에 그려 놓은 설계도처럼 움직여지지 않는 나를 지배하는 세상의 유일한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헤어진 후의 리카의 아픈 마음이다.다케오와 헤어진 후 모든 게 두려웠다는 것, 일하다가 직장 유니폼을 입은 채 하나꼬를 만나러 왔다는 다케오를 생각하며 가슴아파하는 것 등등... 헤어짐을 겪어본 사람만이 그 마음...그 가슴 저림을 알 것이다. 꽤 재밌게 책을 읽었지만 별 3개를 준 이유는 하나꼬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진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좀 허무하다고 해야 하나, 급하게 서둘러 마무리 지었다고 해야 할까? 작가가 일부러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말이 아쉬웠다.
여전히 에쿠니 가오리의 문체는 몽롱하고 나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