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의 아이들을 읽고 내 생애의 아이들

<독후감>
-‘내 생애의 아이들’을 읽고-
토요일 밤, 느낌표에서 선정도서를 고르는 시간, 마침내 큰 플랜카드로 내 생애의 아이들이란 책이 보여지고 MC들이 청소년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몇 번을 강조하기에 책을 좋아하는 나로선 호기심이 생겼다.
다음 날, 이 책을 사서 읽어보는 데, 현대문학이 그렇듯, 그리고 전개부가 그렇듯 조금은 딱딱할 것 같은 책이었다.
소설을 시작하는 건 젊은 여교사.
언뜻 제목만 이리저리 살펴봐도 그 여교사가 가르치는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일 것 같다는 뻔한 스토리라고 단정지은 내가 지금 와서 한심스럽기만 하다.
나에게 책에 빠지는 매력이란 걸 알려준 여섯 명의 학생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꼬마 ‘빈센토’이다.
학교를 어색해하고 낯설어하는 빈센토라는 아이와의 첫 만남. 다른 아이들은 차차 적응해 가는 데 적응하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생략)

라이나의 종달새 ‘닐’이다.
난 개인적으로 닐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가난하지만 어머니에게 배운 노래로 아픈 선생님의 엄마도 희망을 찾게 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던 고운 목소리를 상상하니 마치 나도 거기에 끌려 들어가는 듯 했다.
네 번째 주인공은 ‘드미트리오프’였는데, 이 아이는 글씨를 남달리 잘 쓰는 아이였다.
이 아이의 아버지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악취를 풍기며 아이에게 버럭 화를 내는 모습이 가난에 찌들려 술에 취해 무능력한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나중에 아이의 글씨를 보고 놀라며 감동 깊어 하는 마지막 그 모습은 나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었다.
이 아이를 통해 말이나 행동을 넘어서는 침묵의 공감, 인식과 예술의 힘을 느꼈다.
그리고 다섯 번째 주인공은 ‘앙드레’, 이 아이도 인상적이었다.
집 보는 아이라는 제목부터 흥미로웠다.
앙드레를 통해 성장의 고통과 동시에 고독 속에서의 용기와 자기 헌신을 느낄 수 있었는데, 나와는 정반대인 앙드레를 보며 느낀 게 많았다.
임신한 어머니를 대신해 집안 일을 혼자 맡아서 다 하고 그러면서도 기쁨을 느끼는 아이의 웃음이 그 동안 집안 일이라곤 도와줄 생각도 안하고 빈둥빈둥 놀기만 하던 나를 많이 깨우치게 했다. 그리고 앞으로 앙드레처럼 집안 일도 알아서 척척 도와 줄 수 있는 그런 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섯 번째 주인공은 ‘메데릭’이다.
초반부터 반항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를 물씬 풍겼던 아이가 나중에 따뜻한 아이로 돌아오는 그런 사춘기 과정을 그린 부분인데, 그 아이의 마음에 들었던 점은 차가운 면만 있을 줄 알았는데 자연도 사랑할 줄 알고, 마음을 열면 따뜻한 면도 많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싶다.
끝에서 사랑이야기로 끝나는 가 싶었는데 알쏭달쏭하게 끝나서 그 점이 못내 아쉬웠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어릴 때의 추억으로, 그리고 지금 현실에 대한 반성으로 마음을 꽉꽉 채워냈다.
순결한 여섯 명의 영혼들의 꾸미지 않은 이야기에 지금의 거짓과도 같은 위선으로 가득한 세상을 조금은 경험한 나를 지우개로 쓱쓱 지우고 그 마음을 한껏 채워놓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다.
소설 속 해맑은 웃음소리가 지금도 귓전에 맴돌곤 한다.
어쩌면 잃어버렸을 유년시절의 기억들을 여섯 명의 아이들이 찾아주었는지도 모른다.
다시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이 책을 젊은 선생님들이나 청소년에게 추천한다고 써있는 데, 그보다는 무능력하고 말만 많은 정치인사 들에게 거짓과 위선을 보여주기 전에 먼저 이 아이들로부터 순수함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