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영혼이따뜻했던날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을 읽고
부산에 오게 된지 벌써 두 달이다. 처음 이 학교에 입학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주위 사람들이 가족이랑 떨어져서 어떻게 생활하느냐고 그랬었다. 솔직히 그 당시엔 그런 말들을 웃어 넘기곤 했다. 실제로 한 달 동안은 가족이 보고 싶다거나 하지 않고,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 자유로워 졌다고까지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했던 얼마 전까지와는 달리, 지금은 가족이 매우 보고 싶다. ‘분명히’ 우리 가족도 그럴 것이다.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 책을 통해서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부모님은 우리를 낳아 길러주시면서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신다. 어떻게 하는 것이 착한 일인지 나쁜 일인지, 웃어른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나를 위한 길인지 그 길이 아닌지 등 정말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신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할아버지…(생략)

셨다. 아마 작은 나무도 훌륭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본받아 차분하고 신중한 아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매력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도 있지만 자연 위의 사람인 서구적 사상이 아닌 자연 안의 사람을 생각하는 작은 나무 식구의 따뜻한 마음 또한 볼 만하다. 그들은 사슴 가죽으로 만든 목화신을 신었는데 그 것은 땅의 기운을 좀 더 느끼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우울할 때면 산 속을 마구 달리며 산에게 위로받고 나무들과 대화하며 마음을 푼다.
이 책 속의 배경은 너무도 아름다운 산이다. 강아지들이 뛰어놀고, 산새들이 노래하는 그런 산 말이다. 너무 아름다워서 책을 끝까지 읽는 동안 작은 나무와 함께 그 산 속에 사는 것처럼 느껴지고 내 바로 옆에서 산바람이 불어 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내가 있는 이 곳은 책 속의 작은 나무의 집에 비하면 너무 옹색하다. 작은 나무가 사는 산의 부드러운 흙 대신 이 곳은 대리석과 콘크리트가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작은 나무가 조금 많이 부러웠다.
우리의 환경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 책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자연을 오염시키는 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 그 말은 그만큼 자연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그 마음의 반만이라도 가지게 된다면 우리 주위를 콘크리트 냄새 풍기는 삭막한 장소 대신 풀 냄새 나는 편안한 휴식처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작은 나무가 되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가르침을 배우고 후에 전해져야 할 의무를 느낄 수 있다.
작은 나무는 할아버지로부터 감사를 기대하지 않고 사랑을 준다든지 또 필요한 것 외에는 대지에서 가져가지 않는 다든지하는 체로키 족의 생활 철학을 배운다. 자연이 봄을 탄생시킬 때 몰아치는 산의 폭풍을 지켜보았으며, 새들의 몸집과 소리가 무엇을 뜻하는지 배웠고 달이 찬 정도에 따라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하는지를 배웠다. 또한 작은 나무는 체로키 족이 경험한 ‘눈물의 여로’에 대해서도 그리고 정작 눈물을 흘린 사람은 왜 체로키가 아니라 길가에서 구경하던 백인들이었는지에 대해서도 들었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할아버지의 가게에 찾아오는 유대인 봇짐 장수로부터 올바른 자선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배웠으며 한 소작농으로부터는 잘못 발휘된 자존심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용기 덕분에 죽음을 면하는 경험을 하고 처음으로 백인 미국 사회의 잔혹성과 위선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많은 것을 가르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래에서 작은 나무는 그 누구보다도 훌륭한 인성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이러한 아름다운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서는 우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부모님의 말씀을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이 책에는 체로키들이 세대를 이어오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던 많은 가르침들이 녹아 있다. 현대와는 많이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고 가끔은 고개를 들어 한 발짝 위에 서서 체로키 족처럼 내려다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