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이야기

논이야기
일인들이 토지를 두고 쫓겨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한 생원은 우쭐해졌다. 일본인에게 땅을 팔고 남의 땅을 빌려 근근히 살아 오면서 한 생원은 일본인이 쫓겨 가면 팔았던 땅을 다시 찾게 된다고 늘 큰 소리를 쳐 왔기 때문이다. 국권 피탈 이전에 고을 원에게 강제로 아홉 마지기의 땅을 빼앗기고, 남은 일곱 마지기마저 일본인에게 팔아 넘길 수밖에 없었던 그에게 땅을 도로 찾게 될 거라는 기대는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막상 도로 찾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땅은 나라가 관리하게 됨으로써 다시 찾을 수 없게 되었음을 알았을 때, 한 생원은 허탈에 빠지고 만다. 한 생원은 마침내 자신은 다시 나라 없는 백성이라고 하며, 해방되던 날 만세 안 부르기를 잘했다고 혼자말을 한다.
채만식은 당시 정부가 취택한 토지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고자 이 글을 썼고, 한 생원을 통해서 당시의 사회적 모습과 민중의 생활과 혼란스…(생략)

한 생원의 경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물론 일제 시대에는 가지고 있는 열여섯 마지기의 땅을 쉽게 빼앗길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어차피 내가 가지기 힘든 땅이니 팔아 버리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라고 본다. 하지만 광복 후에는 이 땅을 나라가 관리하도록 지정되기 전에 일본인으로부터 다시 사버리거나 그 것이 불가능 하면 아예 포기를 하는 것이 더 나을 듯하다. 이 글에서는 일본인에게 팔아버린 땅을 다시 되찾을 수 있다는 한 생원의 기대가 잘 나타나 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라는 말이 있듯이 한 생원은 나라가 그 땅을 관리한다는 것을 알고 크게 실망한다. 차라리 이렇게 되느니 그 땅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잊어버리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의 저자 채만식은 그 때 당시에 정부가 행했던 토지 정책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자하여 글을 썼으므로 여기에도 문제가 없지 않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정부는 아마도 일본이 농민으로부터 빼앗은 토지 마저 농민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직접 관리하였을 것 같다. 광복 직후였으므로 여러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재정상의 문제도 그 중 하나일 것이고 이에 의해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 것 같다. 채만식은 이러한 것을 비판하고자 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