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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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로버트 조던은 용감하고 지성적인 미국의 청년으로,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스페인 내란이 일어나 민주주의와 자유가 위협 당하는 것을 보자, 미국에서의 안전한 강사 자리를 휴직하고 스페인 내란에 직접 참전함으로써 그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다.
뛰어난 통솔력을 지닌 그는 스페인 게릴라와 합류하여 그들을 지휘하는데, 그 사이에 스페인 처녀 마리아와 사랑에 빠진다. 교량 폭파의 임무를 수행하기까지는 겨우 나흘밖에 여유가 없었고, 그 나흘 후 자신의 생명이 안전하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마리아와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상상하면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영웅적이거나 순교자적인 최후를 포기하고 싶은 유혹이 생겼다. 그러나 그는 곧 삶의 행복은 시간적 길이를 초월하는 것임…(생략)

해서 좌절이나 실망을 하지 않고, 인간 능력의 한계에 이를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성실성을 발휘하였다. 그리하여 자기 자신과의 고독한 사투에서 승리를 거두어 인간의 존엄성과 자긍심을 보여 주었고, 그 고통의 순간을 가장 진실한 삶의 순간으로 승화시킨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 소설의 제목은 17세기 영국의 시인 존 던의 다음과 같은 시구에서 인용한 것이다.
‘어떤 사람의 죽음이건 나의 생명을 줄이는 것, 스스로 인류의 하나이기에……. 그러므로 묻지 마라,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느냐고. 종은 그대를 위해 울리는 것이니…….’
이 시구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은 조종이 울릴 때 누가 죽었는지를 물을 필요가 없다.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은 인류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각자 자신의 위치와 역할로 인류의 고통과 발전에 동참하고 있는 존재이므로, 그 조종은 바로 나를 위하여 울리는 것이다.’
주인공 로버트 조던은 미국인으로서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고 있다. 스페인의 고통은 곧 미국의 고통이며, 나아가 세계의 고통이라는 의식이다. 스페인에서 자행되는 부당한 학살의 피해자들은 바로 우리의 형제이며 또한 우리 자신인 것이다. 로버트의 참전 대의 명분인 ‘민주주의?자유?평등?박애의 수호, 생명과 행복의 추구’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스페인에서도, 그리고 전 세계에서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범애 정신에서 책임감 있고 용감한 로버트는 스페인 내전에 참가했을 것이다.
로버트가 임무 수행을 하는 데에는 혼자의 힘만이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야 했다. 여기서도 인간의 상호 의존적인 연대 관계가 강조되고 있다. 안젤모 노인의 길 안내, 산 속 유격대원들과의 연합, 안젤모 노인과의 동지애 적인 신뢰 관계, 파시스트 기병대에 항거하던 엘 소르도 노인의 장렬한 최후, 그리고 로버트의 보고서 전달 명령을 목숨보다도 더 소중히 여기는 안드레의 순진한 의리, 이 모두에서 숭고한 인간애와 연대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요약하면, 작가가 이 작품에서 지향하고 있는 주제는 인류와 전 세계적 자원의 광범한 유대 의식이며, 인간은 개인으로서의 존재를 극복하고 인류라는 광대한 전체 속의 일원으로서 인간 상호간의 사랑의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계층?인종?국가를 초월한 만인에 대한 책임감?사랑?신뢰야말로 인류의 행복한 미래에 대한 확신을 심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