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어린 왕자를 읽고 7다시 만난 어린 왕자

다시 만난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일고 난 후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만난 어린 왕자`라는 제목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책.. 책의 제목의 보자마자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집어들어 서점에서 선 채로 기쁜 마음으로 읽었다. 어린 왕자는 자기에게 길들여진 장미를 위해, 그리고 역시 장미에게 길들여진 자신을 위해 자신의 별에 홀로 남겨진 장미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소중한 장미를 구하기 위해 다시 지구에 왔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호랑이, 그리고 그 호랑이로부터 어린 왕자를 구하기 위해 세 개의 가시로 덤비다가 가시 하나를 꺾여도 어린 왕자를 지킨 장미. 그 장미 친구를 위해 호랑이 사냥꾼을 찾아 떠난 어린 왕자. 그 둘의 우정과 사랑, 그 길들여짐이 나타난 모든 장면 장면이 가슴에 와 닿았다.
책을 사랑하고 이야기에 심취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텍쥐페리의 「어린…(생략)

삽화도, 글씨도 동화책처럼 예쁘게 채색되어 있지도, 글씨가 그리 크지도 않았지만 몇 배의 감동을 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 때의 감동이 그대로 「다시 만난 어린 왕자」를 통해 다시 내게 왔다. 「다시 만난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는 전편에서 비행사 생텍쥐페리가 준 상자에 담긴 양을 몹시 아끼고, 상자에 넣어 데리고 다닌다. 생텍쥐페리가 어렸을 때 그린 `코끼리를 삼킨 보아 구렁이`처럼 배가 볼록 나온 모자처럼 생긴 뱀을 만나 그 속엔 삼킨 코끼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텍쥐페리의 안부를 묻는... 예전의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어린 왕자임이 틀림없다. 생텍쥐페리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하며 장미의 소중함을 알던 왕자. 그리고 생텍쥐페리가 그리지 못해 걱정하던 양의 노끈. 그것도 어린 왕자는 상자로 지혜롭게 잘 해결했다.
친구에게 길들여지고 생활에 적응하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고, 힘든 일이다. 설사 그것이 쉽다 하더라도 그것을 느끼기에 어린 왕자처럼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삶의 어느 짧은 순간에라도 친구가 존재하지 않는 시간은 없을 것이다. 내게도 어린 왕자와 장미꽃처럼 서로에게 길들여진 친구가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잊지 않고 사랑했으며,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며 응원을 해왔다. 어른들이 찾아다니는-어쩌면 나도 찾고 있을-소중한 것, 그것들을 찾아내지 못하는 것은 정말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일까? 우리들이 사물이나 생명체 그 하나하나의 가치와 고귀함을 바라보지 못하는 눈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순수한 아이들의 깊고 맑은 호수같은 눈으로 보는 아름다운 세상과 세속에 찌들어 병들고 오염되어버린 웅덩이 같은 눈으로 보는 삭막하고 복잡한 세상이 같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린 그렇게 변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아 구렁이 뱃속의 코끼리도 볼 수없고, 상자 속의 양도 볼 수 없듯이..
우리가 찾고 있는 소중한 그 무엇은 먼 곳에 아주 깊숙이 숨겨져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살아 숨쉬고 있고, 꽃을 대할 수 있으며, 일할 수 있는 힘이 남아있는 것, 그것에 감사할 줄 알고, 감동할 줄 알게 될 때 그 소중한 보물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생텍쥐페리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 장 피에르 다비트의 문장 솜씨는 정말 뛰어났다. 생텍쥐페리가 이 편지를 받았을 땐 정말 행복했을 것이다 자신이 걱정하던 어린 왕자의 소식을 듣게 된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일 것이고, 양 상자를 받게 되었으며 아름다운 문체에 도취 될 수 있는 것이 다른 이유이다. `강물은 바닥에 흩어져 있는 조약돌들 위로 미끄러져 가며 작은 소리로 웃었습니다.` 이 대목은 일반적으로 `강물이 졸졸 흘러갔습니다.`라고 쓰여질 문장이다. 하지만 장 피에르 다비트는 웃음소리로 표현함으로써 다른 사람과는 다른 감동을 내게 선물해줬다.
어린 왕자는 자신의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다. 장미와 싸우고 떠났던 지난번과는 달리 장미를 지키기 위해 힘들고 지칠 모험여행을 하는 왕자. 불평 한번 하지 않았다. 장미는 참 행복한 친구다. 자신을 지켜줄 친구가 있다는 것, 책임을 지고, 지키려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지금 어린 왕자는 장미와 양과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 중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하나의 작은 별에서 작지만 그 어떤 큰 별도 부럽지 않은 행복을 마음껏 누리면서 말이다. 가끔 장미와 말다툼을 벌이겠지만..
또 모른다. 어린 왕자가 지구에 다시 한 번 오게 될지, 그러면 내게 "누나, 양 한 마리만 그려 주세요." 라고 말할 것이다. 금발에 망토를 걸치고, 순진한 미소를 지으면서.. 내게 어린 왕자를 만나게 되는 영광이 기회가 있다면 난 어린 왕자의 여행담을 들으며 행복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린 왕자의 고민을 풀어주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이런 얘길 해줬다. "어린 완자를 읽고 또 읽어도 읽는 시기에 따라 그 감동과 느낌이 새로워지죠. 얼마 전에도 읽었는데 어렸을 때 읽었던 것과는 다른 기억을 남겨주고 다른 가르침을 줬어요." 다시 한 번 예전의 어린 왕자를 만나봐야겠다. 그 동안 너무 오랫동안 잊고 지내 왔나보다.
어린 왕자는 내 가슴속에서 살아 숨쉬는 영원한 벗이다. 잠들기 전 생각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