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고로야 고마워 독후감 다이고로

나의 스승 나의 천사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따뜻한 감동을 남겨주는 아름다움이 있다. 세상이 눈앞에서만 빛이 나는 아름다움으로 채워진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진정한 씨앗 하나를 잃어버린 삶과 같을 것이다. 얄팍하고 메마른 삶을 살아가던 나에게 한편의 동화 같은 눈물과 아름다움을 선물해 주고 간 다이고로, 그를 나는 나의 스승이며, 나의 천사라고 부른다.
버스 시간이 남아 무심코 들어간 책방에서 유난히 맑은 눈동자를 하고 있는 아기 원숭이의 모습이 박힌 책자를 보자마자 그 책을 사들고 버스정류장을 향해 달려갔다. 그 아기 원숭이 다이고로가 팔도, 다리도 없는 원숭이란 걸 안건 흔들리는 차안에서 흐릿한 조명에 의지해 책장을 넘긴 후였다.
팔다리가 없는 연약하고 병든 이 아기 원숭이가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생명의 소중함’이었다. 2-3일 밖에는 그 가느다란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을 거라던 이 …(생략)

세상에 살아가는 모든 것들 중에 완벽한 존재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신은 공평하다라는 말이 있듯 그들에게는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패가 아니라면 창이 주어지는 것이다. 팔도 다리도 없는 아기 원숭이 다이고로.. 이 천사가 주고 간 것은 생명의 아름다움이었고, 아무데서나 찾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가르침이었다. 온 몸을 값비싼 보석으로 치장한 채 눈앞에 있는 이익을 위해서만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느낄 수 없을 그런 무언가를 말이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그것에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수많은 아름다움 중에서 난 ‘생명’이란 것 그 자체의 소중함을 배웠다. 우리는 서로 다른 모습으로, 부족한 점도 가지고 태어나 살아가지만, 그 삶 자체가 산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고, 소중한 것이며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난 지금까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난 TV를 통해서든, 생활 속에서든 장애라는 것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불쌍하구나. 안됐구나.’
하는 생각을 먼저 하고는 했었다. 그냥 평범한 사람들을 대하듯이 저 사람은 어떤 성격일까, 무얼 좋아할까를 궁금해 하는 것이 아니고, 저 사람은 몸이 부자유하니까, 정신적으로 박약하니까 불쌍한 사람이구나 하는 감정부터 가져왔던 것이다. 다이고로는 내게 그런 것이 잘못된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해주었다. 이제는 그들을 특별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내가 가진 것보다 더 값지고, 소중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축복 받은 이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을 뿐이다. 자신에게 모자람이 있는 걸 아는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기에 다른 이들의 처지에 대해서도 따뜻하게 위로하고, 마음으로 그 아픔을 나누어 줄줄 알기 때문이다. 자신도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은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을 보며 세상에 사치스러운 보석보다 더욱더 값지고, 아름다운 것이 있음을 마음으로 느낀다.
한 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책장은 내 손끝에서 한 장 한 장 넘어갔고, 나는 그동안에 다이고로의 2년 반 동안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만났다. 다이고로가 행복했던 그의 생을 접고 떠나가는 그 시간이 왔을 때 나는 다이고로 대신 내 마음 속 깊숙히 자리잡았던 편견, 자신감 없는 모습, 소극적인 모습들을 멀리 날려버렸다.
가끔 내 자신에 대하여 회의가 들고,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일들에 대해 자신감과 열정이 식어들 때 내 마음속에 살아있는 이 작은 천사는 내게 말한다.
“너에게 주어진 환경에 굴복하지 말아라. 너에게 주어진 어려움에 대해 굴복하지 말아라. 넌 네가 원하는 만큼 행복할 수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