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를 읽고

달과 6펜스
`달과 6펜스`라는 책제목은 오래 전 부터 많이 들어왔지만 실로 그 책을 읽은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 책은 화가 고갱의 일생을 빌어 스트릭랜드라는 이름으로 그의 생애를 그려내고 있다.
찰즈 스트릭랜드는 영국 사람이다. 이 작품의 화자가 스트릭랜드의 아내와 구면이었던 관계로, 갑자기 가출한 스트릭랜드를 영국에 데려오기 위해 파리로 출발하는 데서 시작된다. 파리에 가서 스트릭랜드를 찾아 내어 가출 이유를 물어본 화자는 대답을 듣고 놀란다.
스트릭랜드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17년 동안이나 함께 살아오던 아내와 두 아이까지 버리고 가출했다는 것이었다. 화자의 생각으로 스트릭랜드는 이미 청춘을 상실한 인간이며, 사회적으로도 어엿한 지위와 아내, 그리고 두 자녀까지 둔 주식회사의 사무원이었다.
화자는 스트릭랜드를 데려오는 일에 성공하지 못하고 런던으로 돌아왔다. 5년의 세월이 흐른 …(생략)

물로 만들어 놨다. 하지만 화가 고갱의 일대기를 왜곡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내 생각에는 이 작가가 고갱의 생애를 바탕으로 쓴 글이기는 하지만 자기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서 탄생시킨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비난 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이 소설의 제목은 `달과 6펜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어느 부분에도 달과 6펜스에 대한 언급은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러면 이 제목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한 이야기를 가지고 예를 들며 내가 생각한 바대로 풀어 써 보겠다. 한 청년이 있었다. 밤거리를 홀로 걷고 있는데 지금 그에게 있는 돈이라곤 6펜스짜리 동전 하나뿐이다. 그는 계속 걷다가 빵가게옆을 지나간다. 그는 빵을 사먹을 것인가? 그는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본다. 달이 빛나고 있다. 그는 단 한번으로 배를 채워주는 빵을 택하지 않았다. 그의 정신적 빈곤을 채워줄 밝고 환한 달빛을 음미한채 계속 길을 걸어간다. 6펜스 짜리는 다만 우리에게 극히 짧은 시간동안의 쾌락과 만족을 줄 뿐이다.....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한 바도 이것이 아닐까? 스트릭랜드.... 그의 미술에 대한 광적인 열의... 그의 정신적 빈곤을 채워줄, 무엇에 깊이 빠지고 싶은 그런 마음을 달래줄.. 하나의 매개체가 달이 아닌가 싶다. 그럼, 6펜스짜리 동전은... 그가 버리고 온 모든 세속적인 것.. 돈, 명예, 안정된 직장, 17년동안 같이 살아온 가족, 사랑.... 을 뜻하지 않는가 싶다. 그가 버리고 온 세속적인 것은 이 삶을 살면서 단 한번의 일정한 기간동안의 즐거움을 줄지는 모르지만 그가 진정 바랬왔던 미술에 대한 열정은 채워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달은 그에게 그가 죽는 날까지 예술에 자신의 혼을 불태울 수 있는 발화점이 되어주었다.

우리도 이 세상을 살면서 가끔씩 세속적인 것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달릴 준비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모든 것을 적당히 얼버무려 하루하루를 대충 살아가는 소시민으로 살기보다는 짧고 굵게 무엇인가를 위해 불타는 성난 불꽃이 되기를...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서머싯 몸도 아마 그런 생각으로 이 소설을 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