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
어릴 적엔 학교에서 돌아오면 혼자서 집을 봐야 하는 날이 많았다. 나는 주섬주섬 밥을 챙겨 먹고 방바닥에 엎드려 숙제를 하거나 세계 명작 전집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기껏해야 애국가가 울려퍼지며 방송국의 오후 편성프로그램이 시작되는 몇 시간 동안이었지만, 어린 내게는 온 집안을 가득 메운 거대한 침묵이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버겁게만 느껴졌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거대한 침묵 속에서 나직하게 위잉- 하는 진동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게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일 것이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