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읽고 달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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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0-07-21

달을 읽고 달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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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세(幻世), 현세(現世), 그리고 환멸(幻滅)※
`달`을 읽고


‘달’을 다 읽었다.
히라노 게이치로. 솔직히 인정하자면, 참 대단한 사람이다. 아니, 대단한 ‘작가’다.
달의 흡입력은 대단하다. 유려하게 춤추는 그의 문장은 졸졸거리는 시내처럼 천박하지도, 그렇다고 폭포처럼 두서없이 쏟아져 내리고 보는 앞 뒤 없는 장엄한 경박도 아니다. 우아하게 구부러지는 유연한 굴곡을 훑으며 이따금 패이는 물고랑을 여유있게 손으로 감싸안는, 그러나 그 감싸안음에 있어 절대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하고야 마는 ‘도도함’이다. 설익음과 익음의 점이지대 그 어디쯤에서 수없이 독자를 내려다보던 ‘일식’의 의고체 문장은 이제 소슬한 찬바람과 몽롱하게 부서지는 햇살의 농염함을 뚝뚝 떨어뜨리며 ‘달’의 구석구석에서 독자에게 요염한 눈짓을 보낸다. 구절 중간중간 보여지는 현대어와 고어의 어쩔 수 없는 부적절한 조합은 역으로 묘한 매력으로 화하고 그 거슬림은 오히려 서로 얽히고 섥혀도 전혀 갑갑해 보이지 않는 담쟁이처럼 덩쿨덩쿨 넝쿨쳐가는 조화에의 뿌리가 된다. 이런 저런 놀라운 문장들을 정신없이 씹어 넘기는 중간에도 히라노가 선사할 다음 작품의 문체가 사뭇 궁금해지고 마는 것은 초보자적 유치를 벗어나지 못한 어수룩한 독자의 어쩔 수 없는 망령이다.
그의 문체 속 마력에서 겨우 헤어났다 싶으면 여지없이 그것과 동류를 맺고 있는 히라노의 독특한 현학적 성향에 빠져들게 된다. 그의 현학성은 일식에 이어 이 두 번째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고 있다. 더 발전하고 진보된 형태의, 아니, 어찌 보면 그의 머리 속 저 어딘가에 자리잡은, 일식에서 발휘되지 않았던 그 무엇의 다른 현학성인 듯도 싶다.
일식에서 그가 보여준 현학성은 지극히 이성적이었으며 또한 그만큼 생경하였다.지식, 역사
적 사실, 또 그의 독특한 철학에 근거한 현묘성은 고풍스런 의고체와 결합한 고어들의 나열이었다.앞에서 얘기한 대로 그의 문체가 ‘설익음과 익음의 점이지대에서 헤매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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