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한마리의 의미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고 소크라테스

닭 한 마리의 의미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고-
언제나 푸르던 녹색의 계절도 이젠 조금씩 조금씩 갈색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지금, 내 생활에 약간의 여유와 생기 그리고 기쁨을 준 것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일 것이다.
좋은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그 진가가 더해 간다던데 이 책을 읽으며 내 자신이 책과 한몸이 된듯한 기분을 마음속 깊이까지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哲人 소크라테스의 넓고 깊은 사상을 미숙한 실력으로 이에 서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선 이 글의 주인공인 소크라테스를 소개하면 그는 그리이스의 철학자이다. 아테네에서 태어난 그는 정치의 빈곤과 도덕의 타락을 걱정하고 몸소 가두, 시장, 집회 등에 나가 대화하여 독특한 문답법으로 상대의 모순을 지적하여 상대로 하여금 자기의 무지를 자각시켜 그 자각에서 출발하여 사람들과 더불어 진정한 보편적인 지식, 도덕에 도달하려고 힘썼다.…(생략)

….

그렇다고 죽음을 소크라테스만큼이나 사랑하지는 못한다. 나는 보잘것없는 하나의 인간에 불과하니까.

죽음. 이 죽음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행복하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성인이 있을까? 죽음은 영혼과 육체의 분리다. 죽으면 영혼도 육신도 모두 죽는다고 믿었는데 그것도 그릇된 생각이다. 만약 영혼도 육체도 모두 죽는다면 우리 인간은 이렇게 지금 존재할 수 없다. 모두가 죽어있어야지… 그러므로 죽는다고 해서 모두 죽는 것은 아니다. 영혼만큼은 살아서 움직이다가 새 생명이 태어날 때 영혼은 다시 육체와 결합하게 되는 것이다. 나의 미숙한 실력으로는 도저히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하지만 미숙한 내가 이에 서술할 수 있음을 기쁨으로 받아들여야 하겠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사랑한다. 그리고 죽음을 기쁨으로 받아들였다. 왜냐하면 죽음은 현명하고 선한 다른 신들에게 가는 것이고 그가 뒤에 남겨두고 가는 사람들보다 더 좋은 사람에게로 가는 것이고 또한 죽은 다음에는 저 세상에서 최대의 선을 얻는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슬퍼하고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지혜를 사랑하는 자가 아니라 육체를 사랑하는 자이며 동시에 권력 또는 두가지 다 사랑하는 자이다.

이처럼 훌륭한 성인은 독배를 마셨다. 아니 축배의 잔을 마셨다. 인류의 쾌유를 위해

"나는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마리를 빚졌네. 꼭 갚아주게"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닭 한마리의 의미는 무엇일까?

아테네에서는 병으로부터 회복된 사람은 의신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마리를 바치는 관습이 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마음속에 깃든 병을 고치려다가 독배를 마시게 되었다. 그러나 언제든 인간의 병은 고쳐져야 한다. 언젠가 인류가 모두 착하고 참된 마음으로 돌아가는 날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나를 대신해서 감사의 뜻으로 닭 한마리를 바쳐 달라고 한 것이 분명할 것이다. 이 닭 한마리를 갚을 책임은 온 인류가 소크라테스에게 진 빚이며 온 인류가 모든 사람에게 진 빚이다.

이 빚을 갚기 위해서는 인간의 병이 쾌유되어야 한다.

양심까지도 속이며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병, 과학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더욱 인간들 사이에서 소외당하고 모든 것이 기계화되어 가는 인간들의 병, 이 모든 것이 바르게 고쳐지는 날 우리는 소크라테스에게 진 빚을 갚게 되는 것이다.

닭 한마리의 의미. 온 인류가 한번쯤은 신중히 생각해야 할 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