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천국을 읽고 나서 당신천국

이 책의 이야기는 크게 3장으로 구성된다. 제 1장은 조원장의 병원 부임과 그의 내면적 갈등, 제 2장은 조원장이 나환자들의 천국을 개발하는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제 3장은 제 2장이 끝난 후 7년 후의 이야기로써 그간의 궁금증을 제 3자의 시각으로 해소해준다.
앞에 서술한 바와 같이 이야기는 조백헌 대령이 소위 나병, 문둥병이라 불리는 한센병에 걸린 사람들이 모여 있는 소록도에 병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조백헌 원장은 부임 후부터 소록도를 나환자들의 ‘천국’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그 이전, 즉 조백헌 대령이 소록도 병원장에 부임하기 전에 있던 원장들 중 일본인 주정수 원장이 있었다. 주정수 원장은 소록도에 처음으로 나환자들의 천국을 개발하겠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원생들의 전폭적인 도움에 힘 입어 개발 초반에는 순조로이 진행되었으나, 주정수 원장은 조금씩 원생들을 부려먹기 시작한다. 원생…(생략)

그리고 7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그는 섬의 원장이 아닌 시민의 일원으로 섬에 있었다.
이 책의 서문에 작가인 이 청준 씨는 한 문장을 써 놓았다. ‘언젠가는 이 책의 제목이 당신들의 천국이 아닌 우리들의 천국으로 바뀌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이 문장에 언급하는 ‘당신들’은 누구인가? 제 3장 이상욱의 편지 내용 중, 이러한 글귀가 있다. ‘당신은 인간의 천국이 아닌 나환자들의 천국을 건설하려는 것’. 다시 말해서 그게 천국이라 할 지라도, 나환자들을 위한 천국일 뿐, 절대 그들이 인간이 될 수는 없게 된단 말이다. 환자를 더 환자답게 만드는 격이 된다는 것이다. 환자들은 이러한 천국보다, 자신들의 격리가 없어지길 바란다. 즉, 당신들의 천국이란 조백헌 원장이 생각한 천국의 모습인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사람은 바로 이정태 기자이다. 이정태 기자는 c일보의 기자로 조백헌 원장의 간척 사업때 인부로 꾸며 취재를 하러 왔다가 인부들에 의해 발각되는 약간은 웃긴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조백헌과 이야기를 나누던 것과는 달리 육지에서 c일보에 조백헌 원장을 하나의 영웅으로 묘사한다. 그렇게 다시 돌아간 그는 제 3장에서 다시 섬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제는 소록도의 한 시민이 되버린 조백헌과 그 간의 이야기를 하며 조백헌이 자기 각성을 했다는 것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