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을 읽고 데미안2

데미안-나의 또 다른 이름
나의 또 다른 이름 데미안
어떤 사람에게든 그 사람의 마음 속에는 선과 악의 두 세계가 공존하고 있다. 악의 세계를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을 판단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험난한 선(善)보다는 달콤한 악(惡)의 입장에 서게 되기 마련이다.
데미안은 내가 나 자신을 속이고 슬쩍 걸어본 달콤한 길을 그만 고백하게 만들고 말았다.
이 책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귀족층과 상류층 자녀들만 다닐 수 있는 라틴어 학교에 입학한다. 열 살 때부터 마음 속에 두 세계가 공존하지만 지금까지의 생활에서 모르던 새로운 것, 무서워 떨게 하는 일,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들에 더욱 빠져들고 있었다. 우리의 세상은 어쩌면 이렇게 멀리 있는 나라의 다른 시대 사람의 이야기인데도, 이렇게 닮아 있을 까.
어느 날 싱클레어는 공립학교에 다니던 프란츠 크로머라는 불량소년을 만나게 되었…(생략)

게 고통받는 사실이 데미안에게 알려졌고, 데미안은 절대로 그에게 예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다. 데미안이 그런 말을 한 후 다시는 크로머가 싱클레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는 주위에서 하는 말 한 마디만 듣고서도 마음이 180도 변한다. 그리고 보면 데미안은 참 대단한 아이인 것 같다. 자신만의 정확한 판단력과 세계관이 있으니까 말이다.

데미안의 도움으로 싱클레어는 안정되고 평화로운 세계로 되돌아오지만 곧 데미안 또한 다른 세계로 빠져들게 하는 사람임을 깨닫는다. 싱클레어가 사춘기에 접어들게 되었을 때도 데미안은 그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였다. 데미안은 누구와도 가까이 하지 않는 특이한 소년이었다. 그래서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닮아 보려고 노력하였으나 데미안을 따라 할수록 고독과 방황만 존재하다가 결국 졸업을 하게 된다. 가끔 보면 나도 누군가를 따라 하려고 노력한 적이 많았다. 그것도 타의 모범적인 모습을 따르기 보다 불량스럽고 유행스러운 겉모습만 따르려 했다. 왜 그런 모습이 예뻐 보이는지 나도 잘 모른다.

싱클레어는 김나지움 기숙사에 들어가지만 불량스러운 학생이라는 비난을 받아 혼자 지낸다. 그런데 우연히 길가 공원에서 알폰스 베크를 만난다. 그로 인해 다시 한번 선과 악의 세계에서 갈등하고, 또 나쁜 친구들과 어울린다. 그러던 중 봄이 다가오고 알폰스 베크를 만났던 그 공원에서 라파엘로 전기파의 소녀상을 닮은 한 소녀를 발견하고 `베아트리체`라는 이름을 붙이고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는 자신의 본모습을 찾고 자신이 우연히 그린 베아트리체의 초상화가 그가 사랑하는 소녀를 닮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데미안과 흡사한 것을 알고 놀란다. 그래서 방황을 계속한다. 김나지움 졸업 후 다른 친구와 친해지지 못하고 데미안과 만나길 바란다. 그래서 대학을 가기 전 휴가를 이용하여 데미안을 만났는데 그가 전쟁터로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집에 돌아와 다음 날 아침에는 세상이 달라 보였다. 그 후 싱클레어도 전쟁터로 나가고 아군 점령지역에서 갑자기 들려온 굉음과 함께 흙무더기에 뒤덮여 누워있었다. 비몽사몽 눈을 떴는데 데미안이 나타나 싱클레어에게 다시는 자신을 만나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속삭였다. 싱클레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데미안의 모습이 영원히 사라진 뒤였다. 그러나 싱클레어의 내면에는 데미안과 같은 친구이며 지도자인 바로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데미안은 사랑과 죽음?탄생 그리고 변형이 반복되면서 마치 꿈과도 같은 이야기를 짧게 요약한 듯하다.

우리와 같은 사춘기 시절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싱클레어와 비슷한 일을 겪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시기를 보내고 있으므로 싱클레어의 자라는 모습은 곧 나의 육아 일기에 붙여진 사진처럼 나의 모습을 빼어닮아 있었다. 여러 번 악의 세계에 빠져들고 친구로 인해 구원을 받게 되는 모습에서 나는 싱클레어보다는 데미안 같은 존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와 같은 힘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