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을 읽고,,, 데미안

데미안
방황과 고뇌의 청춘
-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나는 가끔 사람의 몸은 우리의 영혼이 잠시 들어가 사는 셋집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혼은 육체라는 집에서 일정 기간 살다가 계약이 만료되면 미련없이 그곳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육체가 세상에 사는 목적은 육체의 생존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영혼의 알맹이를 진실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데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고 보면, 이제는 용모의 아름다움이나 추함, 신체의 크거나 작은 것, 피부가 검거나 흰 것, 또는 건강하거나 약한 것들이 모두 의미를 잃어 버리고, 내면 세계의 고뇌와 진실이 우리 눈 앞에 다가온다. 이제 우리의 문제는 더 이상 보이는 세계의 문제가 아닌 인간 내면의 깊은 곳에서 소리치고 나오는 의문들이다.
"데미안"은 1919녀에 발표된 헤세의 장편소설로서 에밀 싱클레어라는 소년의 정…(생략)

른 도시로 떠나고, 싱클레어는 여자 친구 베아트리체를 사귀고, 바하 연주자 피스트리우스와도 우정을 맺는다. 그러나 그는 그 모든 것에 회의를 느끼고 다시 방황하기 시작한다.

싱클레어는 다시 데미안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데미안이야 말로 자신의 모든 것이었으며 자신이 생각하고 바라는 것의 전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갈등과 연민 속에서 싱클레어가 한 사람의 청년으로 성장해 가고 있을 무렵, 그 땅에는 러시아와의 전쟁이 일어난다. 데미안과 에바 부인과 싱클레어도 각각 전장에 나갔다.

어느 봄 날 저녁, 싱클레어는 데미안과 에바 부인을 그리워하며 보초를 서다가 총상을 입고 야전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큰 상처를 입고 바로 옆 침대에 누워 있는, 꿈에도 그리던 데미안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잠에서 깨어났을 때 이미 그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누워 있었다. 그 후 싱클레어의 삶은 다음과 같이 묘사되고 있다.

그 이후 나에게 일어난 모든 것은 아픔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나는 가끔 열쇠를 찾아내어 내 자신의 안에 들어가서 운명의 상의 노곤한 선잠과도 갖은 모습이 비춰진, 어두운 거울이 있는 데까지 내려가면서 그 거울 위에 내 몸을 굽혔다. 거기에는 내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은 나의 친구이며 지도자인 `그`를 송두리째 닮아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 보지 않은 사람은 데미안에 대한 싱클레어의 애틋한 그리움을 짐작할 수 없으리라.

청년시절의 방황과 고뇌는 참된 삶을 추구하는 숭고한 투쟁과 같은 것이다. 고뇌없는 청춘은 웃자란 나뭇가지 같아서 그 무엇에도 저항력이 없다. 헤세는 "데미안"의 서문에서, "인간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러나 사람은 대게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쉽게 죽어간다."고 말했다.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만 동시에 그것은 생명을 소멸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생각해야 하며, 우리 안에 갇힌 살찐 돼지가 되기보다는 약사발을 든 소크라테스가 되기를 선택해야 한다.

언젠가 우리의 삶을 결산할 때 "나는 참으로 분투하였다"고 고백할 수 있는 가치있는 영혼을 소유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곧 우리 인생에게 주어진 영원한 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