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모유키를 읽고 도모유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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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3-01-14

도모유키를 읽고 도모유키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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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유키를 읽고..

전쟁은 인간의 맨얼굴을 폭로한다, 화려한 파티 다음 날 짓뭉개진 화장으로 얼룩진 여자를 조롱하듯. 작가들은 원심 분리기로 순정한 물질을 뽑아내려는 과학자처럼, 전쟁의 회오리 속으로 잡된 인간 군상들을 몰아넣는다. 그리고. 서사와 묘사로 직조해낸 전장의 풍경 뒤편에서 그들은 복화술사 마냥 읊조린다. “봐라, 이게 진짜 인간의 모습이다. 추악한 저들이 바로 우리들이다.” 1597년 정유재란이라는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사건을 빌려온 소설가 조두진 역시 전쟁을 통해, 민족과 국가의 테두리를 넘어선 인간의 역사를 얘기하고자 한다. 소설「도모유키」는 십칠 군막장 다나카 도모유키라는 왜장의 시점으로 사건을 재구성했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그의 주제와 의도는 노골적으로 선명하다.
전장은 죽이거나 죽거나의 세계다. 제 3의 길 따윈 없다. 생(生)과 사(死)라는 엄정하고 단일한 가치의 독재 아래 모든 분별들은 일제히 붕괴된다. 적과 아는 무시로 경계를 넘나들고, 병졸의 생명과 쇠 덩어리는 다르지 않다. 대포알 하나에 병졸 하나, 화살 백 개에 병졸 하나라는 등식에 아무런 장애가 없는 자야말로 노련한 장수다. 괭이 대신 칼을 잡도록 강요된 이들은 푸르른 고향땅을 매양 그리워하지만, 이국의 전장과 고향의 논밭 또한 다르지 않다. 아침에 태어난 딸을 죽인 농군은 점심 때 괭이를 들고 밭으로 향하고, 병사는 칼에 맞은 여인의 피를 피해 앉은걸음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밥을 씹는다. 화약의 주재료인 염초가 마을 주변 논밭의 흙에서 나듯이, 생명과 죽음은 하나의 뿌리에 들러붙어 기생하는 것.
역설의 진실은 마침내 진실의 역설로써 다시금 뚜렷하다. 죽을 각오로 싸우면 단지 죽을 뿐인 냉혹한 세계. 그 시공간에서 호의는 외려 앞질러 죽음을 불러들이는 촉매다. 타인을 향한 호의가 선한 결과 대신 고통을 준다는 비극의 공식은 이제 권선징악의 서사만큼이나 진부하다, 허나 때론 진부해서 진실인 것을. 떼쓰듯 귀국 병사 명단에 오른 시나노는 아군에게 목이 잘려 바다에…(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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