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 생각 동무 생각

동무 생각
평소에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책과 거리를 두고 지내는 나에게 책과 가까워질 기회가 생겼다. 독서과목 수행평가로 독후감을 써서 제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생활 3년동안 도서관에 비치된 책 1권도 빌려읽지 못할 뻔 했던 나에게 이번 과제는 뜻 깊은 것이였다.
도서관에 찾아가 이곳저곳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다가 내 눈에 확 띄는 책 한권이 있었다. ［동무생각］이라는 책이였다.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책의 두께가 그리 두껍지 않았던 것도 한 요인이였겠지만 무엇보다도 ` 어른을 위한 동화 ` 라고 씌여진 책 한 모퉁이의 글귀는 나를 동심의 세계로 안내해 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고등학교라는 현실의 테두리 안에서 갇혀사는 내가, 자유롭고 꿈이 가득했던 어린시절을 한번쯤 되돌아 보는 여유를 갖고 싶어서는 아니였을까?
어쨌든 이 책은 왠지 모르게 읽고 싶은 감정을 더욱 부추겼고 나는…(생략)

음과 같다.
바리공주가 장터를 여행하고 있었다. 그녀는 장터에서 팔고있은 옥비녀에 관심이 쏠려 그것을 만져 보았다. 그 때, 그 집주인 아주머니는 호통소리와 함께 그녀를 밖으로 밀쳐버렸다. 별것도 아닌일에 크게 노하시는 아주머니를 보자 공주는 억울하면서도 챙피하여 그 자리를 떠났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주머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주머니의 딱한 사연은 대충 이러하다.
아주머니의 남편이 술집여자와 바람이 나고 도망을 가서 그렇지 않아도 힘든생활형편이 더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딱한 사연을 들은 바리공주는 아주머니에 대한 분노,증오의 감정을 모두 씻어버리고는 " 복받치는 설움은 종종 모진 성깔로 들어나는구나 ! " 하고 생각하며 아주머니에 대해 연민의 정을 느끼며 위로조차 했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는 동감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 선하다고 한다. 그 선한 심성은 주변환경의 어려움, 고난등을 통해 변질되어 가는 것이다. 따라서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의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이 가득하게 되고 그만큼의 여유가 부족하게 되어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 본래의 선한 심성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물론 지금은 삶이 힘들고 고달파서 선의 얼굴을 근심과 걱정이라는 먹구름이 가리고 있을지는 몰라도 다시 희망과 행복이 그들에게 찾아온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먹구름은 사라지고 선의 얼굴이 환히 빛날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쉽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낸다면 그 이면에는 힘들었던 과거, 고단한 삶이 숨겨져 있으므로 우리는 이를 위로하고 감싸주어야 한다.
이 책속에는 나의 공감을 사는 또 하나의 글이 있다. 뱀과 관련된 이야기를 이 글의 주인공은 뱀의 모습을 보자마자 아무 이유없이 두려워하고 죽이려한다. 이 때, 바리고중는 주인공의 태도를 나무라며 또하나의 교훈을 준다. 왜 사람들은 뱀장어, 미꾸라지, 붕어에게는 그다지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유독 뱀에게 만큼은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이 모든 것들이 미끄러운 피부를 가졌다는 유사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뱀만을 싫어할까? 바리공주는 이것을 서툰이해에서 오는 증오때문이라고 한다. 뱀의 본능인 혓바닥을 낼름거리는 것을 우리 인간은 공격하기 위한 사전 준비라고 잘못 이해하게 된다. 이로인해, 인간이 먼저 뱀을 공격하게 되고 뱀도 살기위해서 사람을 공격한다. 이처럼 어설픈 이해는 서로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증오라는 나쁜 감정만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확실히 이해하려한다면 괜한 오해에서 오는 서로에 대한 반감은 없을 것이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명을 받은 문고가 하나 있다.
" 우리는 항상 어른 흉내를 내지만 결코 허영을 닮지는 않는다 "
정말로 뜻깊은 글귀인 것 같다.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호기심에 따라하고 싶어하는 것은 나와같은 청소년들이나, 아직 8-9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 모방의 의도는 분명히 다르다. 청소년들은 무슨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어른들의 행동을 따라해서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지만, 어린아이들은 그냥 순수한 의도로 어떠한 목적도 없이 그냥 따라해보는 것이다. 어찌보면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것이 사회에 더 큰 문제를 낳을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의 모방의 대상이 되는 어른들의 행동만 올바르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우리 속담에 `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 라는 말이 있듯이 어른들의 행동이 깨끗하고 바를때 어린이들의 순진함이 때 묻지 않게되어 인간미 넘치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동무생각이라는 책을 처음 읽을때에는 단순히 숙제를 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알지 못했던, 알더라도 무심코 지나갔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시골 아이들의 순진함과 동심의 세계를 통해 현실사회에서의 온갖 부조리에 찌든 나 자신에 대해 한편으로는 연민의 정을 느꼈다.
나도 어렸을 때는 책 속의 바리공주처럼 먼 이상을 꿈꾸며 희망에 가득찬 채로 살아왔지만, 지금은 현실이라는 울타리가 나를 제약하여 이상이라는 곳에 꿈만 꾼다고 해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이상향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현실세계에 존재하는 큰 장애물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것도 알고있다.하지만 이 책은 현대사회속에서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목표, 꿈을 잊고 살아온 나에게 어린시절의 순진무구했던 꿈을 다시금 되뇌이게 하여 내가 가야 할 올바른 길을 확인시켜 주었다.
현대사회속에 사는 사람들이 각자의 순수했던 어린시절의 꿈을 되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면 좀 더 인간미 넘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현대사회의 삭막한 인심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우리 모두가 때묻지 않았던 저 과거의 어린시절로 돌아가서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는 길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어린시절 나의 모습을 회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어렸을 때의 순수한 꿈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어렸을 때의 꿈이란 허영이 없고 맑고 깨끗하기 때문에 그 꿈을 이루면 현실의 삶에 고통받고 힘겨워 하고 있을때에 내가 위로 받고 위안을 찾을 만한 곳이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의 꿈을 내 마음 한 구석 깊은 곳에 숨겨두고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