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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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3-03-09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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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에 멈춰서 있는듯한 느낌이다. 굵직한 스토리 전개도 존재치 않고, 드라마틱 한 눈요기꺼리도 없는, 게다가 화자가 ??개??이다. 사람 아닌 개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지만 사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건 작가가 ??개??일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폴 오스터, 그의 이름으로부터 무언가 거창한 것을 기대했던 내 마음은 그렇게 무너진다. 기대가 너무 크면 그마만큼 실망도 크다는 게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인생사의 모든 과정이 급박하게 진전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지칠 정도로 늘어지고 한 자리에 발이 매일 정도로 머무는 것이 사람 아닌가 라는 생각. 윌리의 사망 이후 본즈에게 벌어지는 너무도 미약한 이야기들로 나에겐 비춰지지만, 막상 내가 본즈라면, 아마도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소중한 이를 잃는 슬픔, 다시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바치는 것의 어려움 속에서 겪는 갈등은 소중한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무기력 속에 빠져 한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아무 말도 건내지 않는 인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하다. 사람 아닌 ??개??라는 화자를 선택함으로써 작가는 오히려 그러한 감정들을 인간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에 치밀하게 묘사해야 된다는 식의 부담감 그리고 그 깊이가 깊으면 깊을수록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식의 욕심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랬던 거라면, 애당초 나의 기대는 잘못되었던 것이었다. 밀려오는 허무감 속에 존재하는 잔잔함을 발견하길 바라며 작가는 그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윌리가 어떻게 죽었는지 작가는 결코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다. 그것은 본즈의 꿈을 통해 놀라울 정도로 구체화되고 있다. 꿈에서 맞닿들인 상황을 현실에서 그대로 맞이하면서 그렇게 윌리의 죽음을 예측해가는 본즈의 모습 속에는 윌리와 함께하고픈 마음과 동시에 자신의 목숨을 위해 달려야 하는 처절함이 곁들여져 있었다…(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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