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 동화 밖으로

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
벌써 어른이 된 느낌이다. 내 삶에 더 이상 행복감이 남아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면 한없이 초라해 보이는 내 자신이 싫어진다. 중학교 3학년, 중요한 위치에 서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공부를 하면서도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할 때가 많아지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소외되는 느낌과, 비교되는 느낌이 반복되곤 한다. 집에서도 부모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항상 마음이 불편하고, 갈수록 바빠지는 생활에 피곤이 쌓인다. 요즘에는 거의 내 자신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 없다. 며칠 전에는, 단지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 탓에 그토록 좋아하던 피아노를 그만두었다. 나에게 소홀해지면서, 쉴 새 없이 쉬고 싶다고 외치는 내 마음에게 미안해지기도 한다.
지금의 이런 나에게 정작 자기는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에 고통 받는 착하디 착한 한 공주의 여행이 큰 깨달음을 주었다. 공주 빅토리아는 자신의 불행한…(생략)

기쁨을 가져다주는지 깨닫지 못한다. 또 토끼는 잘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 껑충껑충 뛰기를 두려워하고, 새들은 지저귀기를 무서워한다. 어떤 토끼가 다른 토끼보다 더 높이 뛸 수 없거나 어떤 새가 다른 새와 좀 다르게 지저귄다고 해서 도대체 무슨 문제가 되겠냐만은, 그들은 스스로를 자기와 비슷한 다른 것들과 비교하기 때문에, 자기 부모들이 자기들을 좀더 재능이 많은 동물로 태어나게 하지 않은 일을 두고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감정의 바다에서는 빅토리아가 수영을 배우지 못해 허우적 댈 때 돌고래 돌리가 이런 말을 했다. ??바다와 삶은 서로 공통점이 많습니다. 그냥 내버려두세요. 바다가 공주님을 떠다니게 두세요. 바다는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맞서 싸우게 되면 공주님을 삼켜버릴 거에요. 바다는 또 그럴 능력이 있습니다.?? 빅토리아는 이제껏 자신의 삶을 바꿔 보기 위해, 특히 변해버린 왕자를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써봤다. 한 가지 그녀가 해보지 않은 것이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기??였다.

그렇다. 꽃들의 착각처럼, 토끼와 새들의 혼란스러움처럼 나 또한 가장 중요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부질없는 고민과 열등감을 겪고 있었다. 나는 가끔 지나치게 예민했고, 겁이 많고,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것 같다. 장애물이 많은 길 안에 또 다른 기회가 숨어있다고 했다.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무런 조건 없이 스스로 받아들일 때,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은 저절로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이 대우주에 속해 태어난 것 자체로서 소중하고 완벽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고, 내 자신이 먼저 있는 그대로 나를 감싸고 사랑한다면, 더 훌륭한 인격체로 사랑받기에 넘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깨달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빅토리아 공주에게 주어지는 ??성스러운 두루마리??는, 거의 이 책을 읽고 있는 날 위한 것이었다. 성스러운 두루마리에 적힌 8가지 조항은 빅토리아에겐 ??공주의 감정과 행동에 관한 왕실 규범?? 보다도, 나에겐 어느 교과서보다도,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내용이었다.
빅토리아 공주는 현명하게도 영원히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 나 또한 이제 내 마음을 억눌렀던 그 많던 고민들은 떨쳐버려야겠다. 왜냐하면, 나는 있는 그대로 유일하고 독특하니까.

"어제 살았던 방식이 오늘의 삶을 결정하는 거야. 하지만 내일의 삶은 바로 오늘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렸어. 매일매일 새로운 기회가 되는 거야. 지난날의 생각들에 이젠 더 이상 집착할 필요가 없어. 그건 지금이 아닌 다른 시간에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서 나온 생각들이니까."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