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

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
저자 : 마샤 그래드
출판사 : 뜨인돌
진정한 행복이란..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무엇입니까?"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행복??이라고 말 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명예, 사랑, 우정, 재력, 권력 등 많은 단어들을 말하겠지만 난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사랑이 있기에 행복한 것이고, 우정과 재력, 권력 등이 있기에 행복한 것이라고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 행복론은 이러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문득 행복이란 두 글자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지만 며칠동안 생각해 보았지만 내 머리 속에는 희미하게 잡히는 그 어떠한 해답도 없었다. 물론 진정한 행복이란 말에 뚜렷한 답은 없겠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마음과 머리는 그 답의 근처라도 가고 싶은 맘에 사로잡혀있었다. 그…(생략)

아직도 난 무한한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멋진 왕자님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공주는 자기 내면 안에 있는 또 다른 자신을 싫어한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왕자는 자신이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조차 사랑해주었고, 그들의 결혼생활은 뻔한 동화속의 이야기처럼 언제까지나 행복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왕자는 공주의 작은 태도에도 흠집을 잡았고, 더욱더 완벽해지려 공주는 노력하지만 갈라진 둘 사이는 쉽게 붙질 않는다. 이걸 이기지 못하고 나간 공주는 자신의 행복과 예전의 왕자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나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모험에서 공주는 그 동안 잊고 산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행복과 세상의 진리들을 하나하나 깨우치게 된다. 나 역시도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책 안의 공주가 된 것처럼 내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내가 찾고자 하는 그 행복론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동화 속 이야기들의 끝은 언제나 "왕자와 공주는 그 후로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이다. 더 눈부신 해피엔딩을 맞고 싶다면, 하루를 시작하는 그 순간마다 먼저 자신을 사랑할 것인지 사랑하지 않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남편이나 아내, 애인을 사랑한다는 말은 아무 소용이 없으며, 먼저 자신을 사랑할 것을 결정해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올바로 사랑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가정 선생님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거울을 보면서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라고 말이다. 그 때의 내 짧은 생각에는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 자신을 사랑한다라…….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은 있지만 나 자신을 사랑하라구? 이런 말이 세상에 어디에 있어!` 이렇게 생각하며 그냥 내 기억 속 저편으로 희미해져 사라진지 3년이 지난 지금, 난 비로소 이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는 또 다른 제2, 제3의 자신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 이 세상의 그 누구도 당당하게 한번에 Yes라고 말 할 수 없을 것 같다. 진정한 행복의 시작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출발하지 않을까?
모든 사람들은 행복한 삶의 여정을 꿈꾼다. 그것이 지금 현재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더욱 간절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의문점이 하나 생겼다. 고통스런 삶이란 따로 있는 것일까? 고통스런 삶 속에서는 진정한 행복이란 없는 것일까? 이 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생각 끝에 내린 내 결론은 No이다. 고통스런 삶이다, 아니다에 대해 그 누구도 정확한 기준을 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있다면 고통스런 삶이 아닐까? 이 물음에도 여러 사람들은 그렇다, 아니다로 나뉘어 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렇듯 자신의 삶의 행복은 그 누군가가 정해놓은 기준이 아닌, 내가 느끼는 생각이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A라는 사람은 그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고 B라는 사람은 자신의 그런 생활을 저주한다면 B라는 사람은 절대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다. 행복해지려고 마음먹은 사람은 행복하지 않더라도 행복한 듯 행동해야 한다. 즉, 자기 자신 주변의 모든 환경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꿔 생각하고 느끼라는 것이다. 진실의 길을 통해 하루하루를 새로운 선물처럼 받아들이면 눈물보다는 웃음이 훨씬 많은 곳에 이를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스스로 만든 틀 속에 갇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눈앞에 환하게 펼쳐진 자유로 향한 문을 볼 수 없게 된다. 무엇도 삶을 바꿀 수는 없다. 자신만이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의 깊은 절망만이, 자신의 깊은 슬픔만이, 자신의 깊은 열망만이 삶을 바꿀 수 있다. 고통 따윈 던져 버려야 한다. 그러면 자신의 마음에 사랑과 즐거움이 들어갈 공간이 많아지게 될 것이다. 옛 시절은 모두 지나갔다. 그 시절의 위험도 모두 사라졌다. 마음 푹 놓고 자기 자신이 되는 일만이 남았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가장 독특하고 완벽한 법이니까……. 이제 남은 것은 자신의 삶을 자신의 손으로 행복하게 바꾸는 일일 것이다.
인생은 순간으로 이루어져있다. 긴 회색 시멘트 바닥 위에 반짝이는 작은 조각이 놓여 있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 것이 자연스럽게 다가와 알게 되면 좋겠지만 지금처럼 바쁘게 사는 생활에서는 그것을 저절로 알 수가 없다. 삶의 여백을 만들고, 그걸 사랑하고, 사는 법, 진짜로 사는 법을 스스로 배워야 한다.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늘 잊고 사는 소중한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소박한 일상이 주는 행복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일하느라 고단한 사람들, 알 수 없는 미래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소박한 행복이란 있기 마련이니까……. 눈빛과 손짓과 따듯한 포옹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바라본다면 지금 없다고 느끼는 사람에게도 행복은 적어도 자기에게 한발자국 더 앞서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행복론은 이렇듯 조금 변하였고, 이제야 겨우 내가 원하던 그 근처의 답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느낀 점은 어린 시절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 착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시달린 사람, 상처만 입히는 왕자에게 굴복해 의지를 상실한 사람들 등 모든 사람들에게 동화 속 끝의 그 말보다 더 눈부신 해피엔딩이 준비돼 있다는 점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멀리 있지 않듯 이 책 또한 영원히 내 마음속에서 멀리 있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