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을 읽고 나목

‘나목’을 읽고...
「나목」은 전쟁이라는 배경을 통해서 모녀간의 갈등, 사랑, 풍요와 빈곤의 대립, 전쟁시 한국인이 미국인을 바라보던 시각, 인간의 존엄성, 진정한 예술의 가치 등 여러 가지 면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어머니와 딸의 갈등이 전쟁이라는 배경을 통해서 다른 각도에서 표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이라는 배경은 남자를 군대로 보내기도 하고 피난을 가게 하기도 하고 집에서 은둔생활을 하게 한다. 즉 전쟁은 집에서 남자의 자리를 빼앗고 있다. 이것은 집안에서 여자만이 생활을 하고 생계를 책임지게 한다. 집안의 가장은 여자가 되고 스스로 자립해야 한다는 상황을 뜻한다. 여기서 어머니와 딸의 갈등은 단순한 모녀간의 갈등은 아닌 것 같다. 갈등은 전쟁으로 집안의 가족을 잃고 삶의 의미를 잃은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어머니와 슬픔을 딛고 변화를 꿈꾸는 딸의 대립으로 볼 수 있다. 첫 부분에서 이경은 단순…(생략)

쟁이라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다 잃어간 이경이 안타깝다.

이경은 옥희도의 작품 <나목>에서 자신이 지나가는 여인일 뿐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나목> 그 자체는 바로 이경이라고 생각한다. 말라붙은 고목 나무 <나목>은 아버지와 두 오빠를 잃고 어머니와 단절된 외로운 이경의 모습을 뜻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고목 나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경역시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전혀 알려고 하지 않고 폐쇄된 생활을 하기만 한다. <나목>과 이경에게서 외로움을 느꼈다.

박완서의「나목」은 전쟁을 통해서 다방면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나목」을 읽으면서 전쟁의 피폐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