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정원 나의아름다운정원

소설을 읽다보면 역시나 은희경의 `새의 선물`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두 작품 모두 여성작가의 소설이며,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것, 그리고 어린아이가 화자이며 주인공인, 성장소설이라는 것. 그리고 또 하나 너무 재미있다는 것. 두 소설은 마치 형제자매처럼 닮아 있었다. 하지만 두 소설의 주인공인 `진희`와 `동구`는 너무도 다르다. `새의 선물`의 `진희`는 어린아이임에도 알 것 다 알고 있으며 나아가 삶의 이면까지도 꿰뚫어 볼 수 있는 소녀 아닌 소녀였던 반면에 `나의 아름다운 정원` 의 `동구`는 난독증이라는 장애 아닌 장애를 가지고 있고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그래서 세상의 이치를 하나하나 배워 가는 진짜 어린 소년이다. 소설은 정말 재미있게 읽힌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정겨웁고, 그리고 가슴 찡하게 아프고 슬픈 이야기를 눈물처럼 투명한 아이를 통해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어쩌면 이렇게 아이의 심리를 잘 표현할 수 있을…(생략)

혀 식상하거나 재미가 반감되지 않는 이유는 이 소설이 성장소설이 주는 미덕을 고스란히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 이기도하며, 소설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독자가 긴장을 놓지 못하게 소설을 이끌어 가는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누차 말하는 것 같지만 너무도 사랑스런 동구가 있기 때문이다. 난독증으로 인해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잘 하지 못했던 동구가, 집에서는 영리하고 예쁜 동생으로 인해 그다지 사랑 받아보지 못했던 동구가 박선생님으로 인해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나중에는 자신의 상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상처까지 감싸안게 되는 모습은 너무도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너무 상투적이긴 하지만 "이 소설 참 감동적이야" 라고 말할 수 있는 소설을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 오래도록 `동구`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사족이지만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 연령에 관계없이 선물하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