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자들의 도시

<독서감상문>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해냄
내가 눈이 멀게 되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상상. 지금까지 해 본 적이 없었다. 사실 나는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한 불편함은 있고 이제는 익숙해져서 크게 그런 것은 없지만 눈이 멀게 된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런 생각을 먼저 해 봤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제목 그대로 눈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느 날 사람들은 갑자기 앞을 볼 수 없는 전염병에 걸리고 그들은 수용소에 갇히게 된다. 그리고 몇몇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게 된다. 어느날 갑자기 이유도 알 수 없는 그 전염병은 어느날 갑자기 또 사라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이 책은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었다. 지금까지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읽은 적이 없었는데 어려울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결코 어렵지 않지만 어느날 갑자기…(생략)

에서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의사의 아내. 그녀는 눈이 멀지 않았음에도 눈이 먼 남편을 따라 수용소에 들어가고 그 안에서도 그 후에도 눈이 멀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앞을 볼 수 없는데 그녀만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에는 그런 그녀가 참 다행스러웠다. 그리고 그녀로서도 참 다행이겠다 라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는데 읽을수록 그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없지만 자신은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은 볼 수 없기에 아무렇지 않게 오물 속에서 살아가지만 보이는 사람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보이지 않아서 그냥 그들 속에서 그것이 당연한 듯 사는 것이 나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쩌면 조금씩 사회가 부패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다들 부정부패를 일삼는데 그 안에서 혼자 깨끗한 것은 깨끗한 것이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 그것에 익숙해져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이 더러운 것을 아는 사람은 눈살을 찌푸리지만 결국은 그렇게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은 결국 자신 혼자일뿐. 그래서 자신도 그 대열에 합류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책을 읽고 나면 재밌다 재미없다로 나뉘지만 이 책은 단순히 그런 것을 뛰어넘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렇게 생각했다가 또 다른 식으로 생각보는 식으로. 그래서 솔직히 좀 혼란스러웠다. 책 자체는 재미있지만 그 재미만큼 생각해봐야 할 것을 던져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