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를 읽고

대지를 읽고
일단 1편의 주인공은 왕룽이라는 한 가난한 농부이다.무언가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그는 돈과땅에 대한 집념만으로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 돈을 모은다. 그는 황씨부자댁에 가서 몸종하나를사, 아내로 삼는다. 그녀의 이름은 오란이었는데 얼굴은 예쁘지는 않지만 마음씨가 곱고 부지런해서 왕룽에게 큰 힘이 된다. 차근차근 재산을 불려나가던 왕룽에게 시련이 닥쳐온다. 마을에 큰 가뭄이 닥쳐서 왕룽은 큰 타격을 입게되고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돈한푼 없이 남쪽으로 떠난다.
남쪽은 훨씬 더 나을거라 예상했겄만 왕룽은 남쪽에서 변변찮게 구걸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북쪽에 남겨둔 땅을 생각하며 고민하고 있던 도중 한 귀족집을 화적이 털어서 쌀을 나눠준다. 모두들 쌀에 신경쓰는 동안 오란은 페여진 벽을 의심에 두고 살펴보던 도중 안에 들어있던 보석을 발견하게 된다. 왕룽은 보석을 밑천으로 땅을 사서…(생략)

, 둘째 왕얼은 탁월한 장사실력으로 아버지의 재산을 관리하고 쓸데없는 지출을 막는다. 셋째 왕후는 왕룽이 자신의 땅을 맡기려고 하나 아버지의 의견을 못마땅해하고 집을 나가 군인이 된다.
1편은 왕룽의 일대기적 구성이다. 중간중간 독특한 사건과 인물마다 뚜렷하게 차이나는 성격이 소설을 더 부각시킨다. 왕룽은 땅하나를 바라보며 산 순박한 농부이지만 순종스런 아내를 박대하는등 자신이 원하는 것은 반드시 하는 개성도 강한 인물이다.
세대가 교체되고 시대가 바뀌면서 왕룽의 아들들이 주체가 된 소설이 대지의 후속편, 즉 왕룽의 아들들이다. 왕룽의 아들은 3명이다. 그 외에도 백치(바보)딸이 한명 있지만 크게 부각되어 나타나지는 않는다.
먼저 왕따는 왕룽의 장남이다. 어려서부터 귀하게 자라 아비와는 달리 돈을 아낄 줄 모른다. 권세높은 집안의 딸과 결혼해 꼼짝 못하고 사는 공처가이다. 그는 어려서 글을 배워 아는 것은 많지만 지식을 활용할 줄 모르는, 어찌 보면 가장 바보이다. 그의 아내는 교양이 있다고 하는 뼈대있는 가문 출신으로 언제나 시끌벅적한 둘째 왕얼의 부인과는 사이가 나쁘다. 왕얼은 어찌보면 왕룽을 가장 닮은 아들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는 근검절약이 몸에 베어 있고 쓸데없는 곳에는 한푼도 쓰지 않는 어찌보면 왕룽보다 더한 구두쇠이다. 그는 부인을 맞을때에도 예쁜 부인보다는 일잘하고 부지런한 색시를 고른다. 왕얼은 형제들에게조차도 담보없이는 돈을 빌려주지 않는 타고난 장사꾼이다. 그는 왕룽에게 물려받은 재산을 이용하여 고리대금업을 하는 타고난 장사치이자 자린고비이다. 왕얼의 부인은 활발하고 일을 잘하여 하인들과도 잘 어울린다. 당연히 이것이 아녀자의 체면을 손상시킨다는 왕따의 부인과는 사이가 나쁠수 밖에 없다.
왕후는 왕룽의 막내 아들이다. 본래 왕룽이 자신의 뒤를 이을 농사꾼으로 점쳤으나 이에 불만을 품고 집을 나간다. 본래 튼튼한 체구와 뛰어난 용모, 씩씩한 기상을 갖추었던 그는 군졸을 이끄는 장군이 된다. 야심이 많은 그는 그 일대를 싹쓸이 하고 점차 세력을 확대하고 왕후장상이 되겠다는 꿈을 품는다. 그는 물려받은 재산을 모두 병사를 고용하는데 쓴다. 넓은 마음으로 소문이 나 그의 밑에는 수많은 장졸들이 모여든다. 왕후는 내면적으로는 착한 사람이나 군인이라는 직업에 충실하여 겉으로는 엄격한 인품을 지닌다. 어지러운 시대에 나라에서 임명한 관리는 이름 뿐이듯이 왕후의 아래서 이름만 유지할 뿐이었다. 왕후의 모험담은 끝날줄 모르지만 그도 인간이기에 늙어간다.
대지 2편, 즉 `왕룽의 아들들`에서 가장 부각되어 나오는 인물은 왕후이다. 그는 독특한 성격으로 왕룽일가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왕후의 모험담은 마치 삼국지에서 성을 하나한 빼앗는 것 같아 독자들의 흥미를 끈다. 아들들이 왕룽과 구별되는 것은 왕룽이 땅을 고집한데 비하여 아들들은 땅을 팔아 각자의 목표와 이익을 위하여 쓴다. 대지라는 작품은 옛시대를 배경으로 한 가지각색의 인물들의 일대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