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데미안

‘데미안’을 읽고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나에게 그리 생소한 것은 아니다. 굳이 독서 감상문을 쓸려는 이유가 아니더라도 나는 예전에 이 책을 한번 읽어본 적이 있으며 언젠가는 문장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펴가면서 이 책이 주려고 하는 메시지를 느껴보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데미안’ 이라는 책은 ‘전쟁과 평화’라는 작품으로 유명하고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바 있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싱클레어 라고 하는 필명으로 발표하였고 이것은 아마도 그 자신의 경험이 얼마정도 함유되어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을 쓰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비록 이 책을 예전에 읽었던 적이 있고 또 이번 독후감을 쓰면서 한번을 더 읽었지만 아직도 나는 내가 이 책에서 진정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느끼지 못한 것 같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나 자신 조차도 잘 모르겠지만 내가 …(생략)

구에 의해 구원받게 되고 다시 데미안을 만나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게 된다.

나 역시도 그와 같을지 모른다. 나는 초등학교때까지는 윗사람에 순종하고 친구들에게 베풀줄 아는 평범한 학생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 때, 나는 나 자신을 속이고 싱클레어처럼 방탕하고 폭력적이고, 부패하고 타락한 문화 속에 나 자신을 맡기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그때를 후회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런 일이 있기 전에 나는 싱클레어와 같이 나의 지나친 행동에 의해 고통받고 있었고 한 친구가 나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는 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려 했지만 나는 그것을 자만심으로 바꿨을 뿐이었다. 나는 현재 이 소설의 중반에 닿아 있는 듯 하다. 앞으로 내가 싱클레어와 같은 길을 걸을지, 아닐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지금 나의 모습을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다른 구원자가 나를 구원하고 다가올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기 위해서.
이 책에서 데미안과 싱클레어를 맺어준 것은 ‘카인의 표식’이다. 구약성경에서 나타나는 카인은 하나님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동생을 시기하여 죽였던 잔혹한 형이다. 하지만 데미안이 말하는 카인은 그렇지 않다. 그는 원래 카인은 동시대 사람들의 능력을 뛰어넘는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 그를 시기한 나머지 그를 죽이고 거짓 소문을 퍼뜨렸다는 것이다.

‘카인의 표식’ 이라는 것은 물론 외적으로 나타나는 표시와 같은 것은 아니다. 잠재력의 형태로 나타난다고나 할까. 어쨌든 그것은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주위 사람들이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카인의 표식을 가진 사람은 그것을 가진 다른 사람을 알아볼 수 있다고 하였다.

나의 담당 선생님이 충고하신 말씀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현대의 과학은 과학자 집단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시대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선구자가 나타났다 하더라도 그의 이론은 이해받지 못하고 결국 그것이 사실로 드러난다 하더라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카인의 표식’을 가진 사람들은 보통 사람보다 훨씬 지적 능력이 뛰어나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해 있다고 책은 그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학교에 모인 학생들이라면 ‘카인의 표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 접근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시기를 받으며 따돌림받아야 하는가. 그것은 그 사람들이 타고난 능력만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는 듯 하다. 어떻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따돌린다기 보다는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접근에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 보면 그것은 고의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속한 환경이나 성숙한 정신은 분명 대중들의 속에 들어가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데미안은 말했다. 사람은 사람마다 소임이 있는 것이라고. 또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을 이젠 타인에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꿈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좆아 나가라고. 대중들은 대중들이 걸어야 할 길이 있고 카인의 표식을 가진 자들은 또 그들만의 길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분명 그것은 어떻게 보면 이미 정해져 있는 운명과도 비슷한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것과는 분명 다르다. 사람은 각자의 꿈을 가지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의 하나는 ‘남자는 꿈을 향해 달려갈 때 가장 행복하다’ 라는 말이다. 내가 카인의 표식을 지녔는지 아닌지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어쨌든 지금과 같은 좋은 학교에 와서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나 역시 꿈을 가지고 있다. 나의 꿈은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에 서고 내가 연구한 결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의사가 동네 의원에서 몇백명의 목숨을 구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이에 더하여 소박한 꿈이 하나 더 있다면 그것은 노벨상을 받는 것이다.

지금의 나는 지식과 식견, 생각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데미안’을 지었던 헤르만 헤세의 생각 조차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소설 속의 싱클레어와 같이 계속 고뇌하고 자신의 발전시켜 언젠가 나의 꿈에 근접한 때가 되면 이 책을 지었던 그의 생각을 헤아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에바 부인은 꿈은 갈망하면 얻을 수 있다 하였다. 내가 꿈을 갈망하며 다가갈 동안 나는 이 책을 계속해서 읽어 나가겠다. 그리고 언젠가 이 책과 완전히 공감하는 날이 오면 나는 이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며 말할 것이다. ‘당신이 이 책과 공감할 수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