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을 읽고나서 데미안

데미안을 읽고...
이제껏 내가 접한 소설들은 감동이 있거나, 흥미롭거나 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이 책 또한 다를 것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내 예상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싱클레어의 내면적 세계는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로 나뉘어져 있었다. 그가 왜 자신의 내면세계를 극과 극으로 나누어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부분 부분 그의 기분이나 느낌을 읽으면서 ‘아 나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하고 공감 할 수 있었다. 그가 아마 클로머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싱클레어의 인생은 크게 바뀌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된다. 부모님의 밝은 세계 안에서 보통의 사람처럼 살았을 것이다. 클로머가 싱클레어의 어두운 세계에서 악마와도 같은 역할을 했다면 데미안은 그곳에서 싱클레어를 구제해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데미안이 밝은세계의 천사…(생략)

꿈이라는 것은 자는 동안에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의미에서 꿈은 가볍게 넘겨버릴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지금 난 싱클레어가 꾼 꿈이 기억에 남는다. 그는 데미안과 새 문장에 관한 꿈을 꾸었다. 그의 꿈 속에서 자꾸 모양을 바꾼 새 문장은 싱클레어의 자아이자 사상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변화하여 온 자아라고 생각한다. 그가 새 문장을 삼키자 새는 그의 내부를 쪼아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자신이 꾼 꿈을 그림으로 나타내었고 그것을 데미안에게 보냈다. 그리고 데미안은 답장을 썼다.
나는 이 데미안이 답장으로 보낸 이 말이 이 책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이다.’ 난 아프락사스라는 신은 밝음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를 둘 다 포함하고 있는 신이다. 사랑을 가지고 있지만 그 사랑으로 생겨난 질투도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는 항상 겉으로는 밝고 성스러운 것만 가지고 있는 것처럼 부르짖는다. 하지만 속으로는 질투, 미움 같은 것들도 자리 잡고 있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온다는 것은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그런 위선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확실히 쉬운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일상 같으면서도 신선함을 느꼈다. 나는 아직 데미안이 답장으로 보낸 글 귀를 완전히 이해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싱클레어처럼 항상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그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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