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을 읽고나서 중 2 수준 자료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책 제목 :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지은이 : 로버트 뉴튼 펙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며 난 책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줄거리를 상상하였다. ‘지독한 채식주의자가 육식을 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내용이겠지?’ 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생각이지만 그때 당시에 나는 자주 책의 제목을 보며 내용을 내 맘대로 상상하곤 했었다.
이 책은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저자인 로버트 뉴턴 팩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쓴 일종의 성장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작가의 분신인 로버트는 가난하지만 자기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돼지를 도살하는 직업을 가진 아버지, 자애롭고 소박한 어머니, 정 많은 이웃들, 돼지 핑키를 통해 삶을 배워간다. 버몬트 지방에 사는 한 농부의 아들인 주인공 로버트는 이웃집 태너 아저씨가 자기의 암소…(생략)

인해 한 가정을 이끌 가장이 되는 일은 너무 큰 짐이라는 것을 이 대사를 통해 우리에게 하소연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이제 사춘기로 접어드는 아이에게 가난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아픔인지도 보여주고 있다. 이 날, 로버트는 자신이 제일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음에도 불구하고, 슬픔을 뒤로 한 채, 이제는 아버지가 하시던 일을 자기 스스로 해야 했다. 소들에게 사료와 물을 주는 일, 달걀을 주워 담는 일, 닭들에게 모이를 던져주는 일 등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할 나이의 아이가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을 대신 가족들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먼저 깨닫고 실천하는 모습이 나에겐 아버지의 죽음보다 더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이렇듯 주인공 로버트의 아픔이 나에게 제법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은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겪은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아빠가 돌아가시고 그로인해 우리 가족의 생계를 내가 책임져야 하고 농장도 직접 운영하여야 한다면 나는 로버트처럼 의연할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도망을 칠 것이고 로버트처럼 삶에 있어서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불우한 현실을 탓하며 잘못된 길을 가지 않고 자기 자신을 잃지 않으며 의연하게 행동하는 로버트의 모습에 놀랐고 나와 비슷한 또래이지만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어른스러운 면을 가지고 있는 의젓한 아이인 듯하다. 또한 가족처럼 여기던 무언가(이 소설로 비유하자면 주인공의 애완동물인 핑크)를 직접 죽여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나는 과연 로버트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새삼 내가 일상생활에서 해오던 불평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 이였고 배부른 소리였는가를 깨닫게 되었다.
작가가 겪었던 일을 진솔하게 써 내려가서 일까? 혹은 내 주위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을 너무나도 자세히 묘사해 주어서일까? 독특한 제목에 이끌려 읽어보게 되었던 이 책은 별거 아닌 일에 불평하고 힘들다고 투정부렸던 나를 되돌아보게 만들어 주었다. 한마디로 내가 그동안 읽어왔던 다른 청소년을 위한 책, 아동문학과는 조금 색다르게 이 책을 읽고 느꼈으며 다른 책에서는 받을 수 없는 교훈을 얻게 된 것이다. 내 청소년 시절에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 중에 하나로, 또한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못할 책으로, 나중에 내가 어떤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 그 아이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으로 이 책은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