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를 읽고 람세스를읽고

잊혀진 빛의 아들
『람세스』를 읽고
나는 원래부터 이집트나 마야, 잉카와 같은 고대 문명, 또는 뮤나 아틀란티스와 같은 전설적인 이야기를 좋아했다. 그것은 아마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과거의 대한 어떤 신비로움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의 총이 과거로 갔다면 “땅을 가르고 산을 뒤엎는 신의 무기”로 표현될 수 있듯이, 과거의 모습 하나 하나에는 신비로운 매력이 가득 담겨 있다. 하물며 “파라오의 나라“라고 불렸던 이집트라면 두말 할 것도 없을 것이다. 독후감 발표를 책을 고르던 중 별 망설임 없이 람세스를 선택한 이유 역시 그 때문일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200년 전, 이집트의 빛나는 문화를 만들어냈던 빛의 파라오, 람세스 2세. 우리에겐 기독교의 대 성인인 히브리인 지도자 모세와 겨루었으며 수많은 히브리인을 착취했던 부정적인 왕으로 더 알려져 있는 왕이다. 이집트에 반한 남자 크리스티앙 자크는 여기에 …(생략)

스러운 부분을 가지는 상대악으로 그려진다.
이야기는 계속해서 닥치는 불행을 람세스가 이겨내며, 최대의 사건인 카데슈 전투를 고비로 삼아 점점 순탄해지고(물론 모세와의 갈등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수많은 신전을 건설하고, 백성을 잘 다스리는 이집트 최고의 파라오가 된다는 것이다. 조금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전혀 지루한 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두 가지 측면에서 유심히 관찰하였는데, 하나는 사회적 불평등이고 또 하나는 람세스 내면의 갈등이다.
첫 번째로, 사회적 불평등의 모습은 그의 가장 큰 업적이었던 카데슈 전투에서 어김없이 드러난다. 람세스는 카데슈 전투에서의 작전 실패로 이집트 군대를 괴멸 직전으로 몰고 가지만, 아몬 신의 힘으로 수천의 병사를 혼자 막아낸다. 뿐만 아니라 상대를 괴멸 직전으로 몰고 갔던 히타이트 군에게 굴욕적인 사과를 받아내고 개선한다. 물론 후에 다시 히타이트 군과의 전투가 벌어지게 되지만 그때도 히타이트 군이 물러감으로서 전쟁을 종결시킨다.
이런 것을 보면 말이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타이트 군은 군사 수도 두 배 가까이 많았고 전차 수 역시 세 배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모든 주변국들을 동맹국으로 만들어 이집트를 외교적으로 고립시켰으며 훌륭한 전술로 별 피해 없이 이집트 군대를 괴멸로 몰고 간다. 그런데 난데없이 신의 힘이라니... 나는 히타이트를 현대에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로, 람세스를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극소수의 행운아로 생각해보았다. 여기서 행운아란 갑부 집에서 태어나 자신의 마음대로 살아가는 그런 행운아가 아니라 드라마에서 나오듯 하는 일마다 잘되는 완벽한 존재를 뜻한다. 그들은 자의든 타의든 끊임없이 노력하여 그 결실을 얻으려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꺾어버린다. 그들의 행동이 잘된 것이든 못된 것이든 말이다.
두 번째로 람세스의 내면갈등 문제는 모세와 람세스, 두 인물에서 나타난다고 본다. 이 둘은 두 인물이지만 사실 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람세스는 성장하면 할수록 파라오가 되기보다는 평범한 인물이 되어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결국 운명은 그에게 파라오라는 왕관을 씌운다. 모세 역시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어하지만 자신에게 내려지는 냉혹한 운명을 피하지 못한다. 즉 자신이 되고 싶은 것과, 환경이 되게 하는 것, 이 두 가지 사이에서 람세스는 갈등한다. 그것이 옳은 결과이든 나쁜 결과이든 말이다.
후반부에 나타나는 모세와의 갈등 역시 그렇다. 모세는 히브리인의 지도자로서, 람세스는 이집트의 파라오로서, 둘은 서로 대립한다. 람세스는 그의 소중한 친구를 도와주고 싶고, 모세 역시 그의 소중한 친구의 뜻을 거스르고 싶지는 않지만, 둘 모두 환경이 자신에게 내린 운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된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친구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뿐이다.
이 소설의 작가 크리스티앙 자크는 이집트를 최대한 이상적인 곳으로 만들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그것은 자크 본인이 이집트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현대 사회보다 더욱 이상적인 고대의 모습을 동경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비현실적인 느낌이 있고, 한 권당 500페이지에 가까운 5권 분량이 고등학생인 우리에게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십의 정부의 거느린 사내를 좋은 남편으로 만들어버린 약간의 허구성을 경계하고 이야기의 매력에 빠진다면, 독서를 싫어했던 사람이라도 재미를 실컷 느낄 수 있어, 권하고 싶은 책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