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테의수기를 읽고나서 말테의수기

쓸쓸한 아파트의 방 한 칸에서 고독한 밤을 지새우는 시인 말테는 덴마크의 귀족 출신인 28세의 청년이다. 지금은 부모도 없는 고아다. 그는 고향을 떠나 살기 위하여 파리에 왔다. 그는 참혹한 처지와 무서운 고독 속에서 살며, 그의 눈에 비치고 귀에 들려오는 사람들의 행동들을 기록해 간다. 말테는 감정이 무척 예민하다.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 그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은 행려 병자, 임산부의 모습, 빈사의 환자를 싣고 경적을 요란하게 울리며 달리는 구급차 등이다. 현란한 대도시의 이면에 숨은 빈곤과 부패와 고독이 집요하게 그의 눈을 사로잡는다.“사람들은 살기 위하여 이 도시로 모이는 모양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도리어 여기서는 모두 죽어가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의사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하지만, 병원의 대합실에서 가난한 환자들에 섞여 기다리고 있다가 형언할 수 없는 고통 때문에 정신없이 뛰어나오…(생략)

성경에서 말하는 ‘방탕아’, 즉 어디까지나 타인에게 사랑 받기를 거부하고 오로지 신의 사랑만을 구하려는 남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가 어린 시절을 다시 한 번 살기 위하여 귀향했을 때 하느님만은 자기를 사랑할 수 있가도 생각했다. “그러나 하느님은 아직 좀처럼 그를 사랑하려 하지 않았다” 이 소설은 이렇게 끝난다.
20세기 독일의 대표적 서정시인 릴케의 ‘말테의수기’는 릴케가 만 6년동안 심혈을 기울인 유일한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또한 내용이 특이하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다. 소설이지만 화려한 줄거리 전개도 없고 특이한 인물이나 사건설정도 없다. 훌륭한 책인거 같기는 하나, 솔직하게 이 책은 재미도 없었고 지루하기만 했다. 읽긴 읽었는데 저자가 무엇에 대해 말하는지도 통 모르겠고 몇 번은 더 읽어봐야 그야말로 내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