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요 찬드라 말해요 찬드라

어제 읽은 책이 재미있어서 말을 꺼냅니다. 제가 워낙 어리버리하고, 쉬엄쉬엄 읽은 것이라 쓸 말이 없을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책, 저는 참 재미있었습니다. 제가 쓰는 재미라는 낱말은, 어떤 일에 관심이 있는데, 그 관심을 둘 데를 찾아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뜻입니다. 왜 그렇잖습니까? 남들이 모두 그게 무슨 재미냐고 해도, 내가 관심을 가진 것에는 눈이 가고, 시간 가는 줄 모르잖습니까? 그게 다 재미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우리가 국힘 오프에서 모여 그렇게 신나게 노는 것이, 당나라당 사람들 눈으로 보면, 도대체 무슨 재미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할 겁니다. 그런 뜻이지요. 우리는 오프 모임에 모이는 것, 그것만 해도 무지 신나고 쨈있잖습니까?
제가 읽은 책은, 『말해요, 찬드라』(이란주 지음, 2003년 5월 20일 삶이보이는창 펴냄)입니다.
이 책은 외국인노동자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습…(생략)

좀 압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이 오버랩되더군요. 폭력을 휘두르는 추한 한국인을 일본인으로, 그 무자비한 폭력을 받아내기만 해야 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을 한국인으로 생각하면서 읽어보니 눈물 없이 읽어낼 수 없었습니다.
저 역시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희망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책의 뒷부분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더군요. 외국인노동자들이 모두 단결하고, 외국인노동자들이 사람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름다운 한국인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이룸도 보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보면서, 글 그 자체도 참 잘 썼다고 감탄했습니다. 제가 편집자 생활 20년 정도 해보니, 우리글을 잘 쓰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런데 이 글을 쓴 이는 부천노동자의집에서 외국인노동자를 돕는 일을 하는 활동가인데 글쟁이 수준으로 써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조금 뽑은 글을 달아두려 합니다. 금방 아실 겁니다. ` 재미 ` 있는 책이라는 것 말입니다. 책머리에 있는 여는 글에서 뽑았습니다.
얼마 전 네팔에서 다시 만난 빔 아저씨는 부끄러운 이야기라며 속을 털어놨습니다. 지금은 나아졌지만 아저씨는 한동안 한국병으로 시달렸다고 합니다. 한국병이 뭐냐고 하시겠지요. 고향을 떠난 이들이 향수병을 앓는 것과 같이 한국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병이 바로 한국병입니다. 너무 한국이 그리워 견딜 수 없던 아저씨는 고춧가리를 듬뿍 넣어 끓인 라면에 밥을 말아먹었다고 했습니다. 옆에서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아주머니가 "왜 그렇게 더럽게 해서 먹어요??? 하고 묻더랍니다. 아저씨는 ??이게 한국 스타일이야.?? 하고 대답했다지요. 그리고 아주머니 눈에는 무척 더럽게 보이는 그 라면을 울면서 퍼먹었다고 했습니다.
한국인들은 흔히 외국인이주노동자들은 몇 년 동안 일해서 돈만 벌어가면 끝나는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체류기간이 길고 짧은 것은 상관없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겪은 삶은 희망이기도 하고 고통이기도 하고, 추억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