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요 찬드라를 읽고 말해요 찬드라

<‘말해요 찬드라’를 읽고>
이 책은 외국인노동자의 집에서 지내온 지은이가 외국인노동자들의 삶을 전하는 이야기이다. 부당한 노동조건과 사람들의 차별, 불법체류자가 된 신세, 적법하지 못하게 된 그들의 결혼, 그들의 가정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지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돈을 벌기 위해 코리아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은 이들이 겪는 수모와 고난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믿을 수 없고 부끄러운 사례들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그동안 길을 지나며 마주친 그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였을까라는 부끄럽고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루어 내며 경제대국이 된 대한민국이 이렇게 불법과 차별로 가득한 부끄러운 모습이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책의 제목인 말해요 찬드라의 찬드라인 네팔인 ‘찬드라 구릉’은 한국말을 잘 못해서 6년 4개월동안 어이없이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있었다고 한다. 돈을 …(생략)

우리나라의 국민들도 돈을 벌기 위해, 가난한 모국을 위해 해외에서 일하던 날들이 있었다. 모된 매질과 차별과 멸시의 눈초리를 받으면서까지도 그들은 피땀 흘려 일했다. 그들의 2세, 3세가 그 나라에 있고 이 땅에도 살아가고 있다.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그들의 현실이 눈앞에 있다. 이 대한민국 땅에는 지금 40만 외국인노동자들이 있다. 소위 3D업종이라 해서 우리나라의 근로자들이 힘들고 어려운 직종에 취업하는 것을 꺼리게 되자 주로 빈곤한 아시아 국가의 젊은이들이 물밀 듯 몰려들어 왔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 신분기에 사업주에게 당하고,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병들어 가고 있다. 그들의 생활은 남의 일이 될 수 없다. 최근 MBC가 느낌표 ‘아시아! 아시아!’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하고 그들에게 조금의 따뜻함이나마 전해주려 하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한 작은 시도에도 많은 한국인들은 반응했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단순히 언론을 통한 그들의 생활과 우리들의 반응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 당장 길거리에서 마주친 그들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매서운 눈길을 던질 것이 아니라 다른 우리나라 사람을 보듯이라도 가벼운 눈인사만이라도 전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들의 작은 시도와 노력이 계속된다면 그들은 단지 피부색과 국적만이 다를 뿐인 가정이 있는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어머니이며,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며, 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아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