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신세계 멋진신세계2

세계. 사람들은 이상 세계를 바란다. 유치환 선생님의 깃발에서처럼, 사람들은 한없이 좌절하고 고통스러워하여 포기할 듯 하면서도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가슴 깊은 곳에서 자기만의 이상세계를 그려보게 된다. 나 또한 나만의 이상을 꿈꾼다. 꿈으로 끝내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운 나의 모습. 그곳에서 나는 그 누구도 부러워 할 것 없는 미소를 띄고 있다. 그리고 눈을 떠 우리의 문명을 보자. 산업 사회가 시작되도록 한 위대한 증기기관은 기억 속에 파묻히지 않았다. 발전에 발전을 거쳐 우리는 지금 첨단의 시대에서 살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 조금 더 편하고, 조금 더 자율로우며 조금 더 행복한 세상을 향해 우리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 모두의 생각과는 다르게 가슴 속 한 구석에서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이유가 뭘까? 파괴되는 자연과 배가 고파서 울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각종 사건 사고를 보도하는 뉴스를 볼 때마나 생기…(생략)

전쟁의 무서움을 알지 못할 것이며 항상 평화롭기만 한 삶 속에서 그저 살기만 하면 된다. 아무런 걱정 없이.
고민이 있으면 일족의 마약인 `소마`와 함께 잠에 들면 된다.
그러나 인간이 인간성을 상실한다면 어떻게 더 이상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단지 숨을 쉴 수 있는 기계일 뿐이다.
"그는 지금 몹시도 짜증나고 염증 나는 소리를 지르면서 죽음에 대한 건전한 행동조절을 망치고 있다. 마치 죽음은 끔찍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큰 소리로 떠들어야 하는 것처럼"
신세계라 불리는 세계에서 사는 자가 새비지(야만인)의 행동을 보고하는 말이었다. 그들은 과거를 모른다. 그들은 미래도 모른다. 마치 언제나 모든 것이 돌고 도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정`이라는 명목 하에 더 이상 어떠한 변화를 꿈꾸지도 않으며 모든 것이 똑같은 세계 속에서 인형놀이를 하고 있다.
무스타파 몬드씨는 원래 열정을 가지고 도전과 모험을 할 수 있는 과학자였다. 그러나 조그마한 유혹에 도전이라는 한 가닥의 인간성마저 버리고 말았다. 반면에 버나드씨는 질투심이 강하고 열등감을 느끼며 자존심도 없다. 우리 시각으로 보면 버나드는 `못난이`이다. 하지만 나는 버나드가 몬드보다는 훨씬 멋지게 보인다. 인간성에 대해 어떠한 지식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끝에는 자신이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잊고 있다는 것을 알아 차렸기 때문이다. 그는 헬름홀츠의 진실한 우정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눈물을 흘린다. 그는 미안해하는 마음에서 눈물을 흘리지만 슬프진 않을 것이다. 그 대신에 서로의 믿음을 확인한다. 인간에게는 인간 본연의 인간성이 남아있는 것이며 그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로 이와 같은 인간성이야말로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들이 새비지(야만인)이라고 부르는 사람인 존이야말로 참된 인간이다. 증오할 줄 알고, 비판할 줄 알며, 절망할 줄 안다. 그리고 사랑할 줄도 안다.
"불유쾌한 것을 참기보다는 참는 것을 배우는 대신에 제거해 버린 거죠."
존이 이제껏 살아온 사회에서는 고난을 참으려하고, 그럼으로써 인간의 가치를 높였다. 하지만 신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 편하게 살려고만 했다. 결국 스스로 타락했다고 볼 수 있다. 존은 야만인도 아니고 문명인도 아니다. 삶을 사는 인간으로서,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를 믿는다. 나는 존의 그 강인한 인간성과 남들에게 동요하지 않는 자존심이 정말 부럽다. 나조차도 존에 비하면 문명의 독을 마셔 상당한 인간성 상실을 겪고 있는 셈이다.
우리조상들은 자연과 공존하며 사는 삶을 추구했다. 산에 오르고 바다를 가르며 인간이 사는 곳에는 문명이 있었고 문명이 있는 곳에는 항상 자연이 있었다. 따라서 문명 속에서 사는 것 자체가 인간성을 의미했었다. 우리의 선조처럼 일상 생활 속에 의미를 부여하여 문명의 보호 속에서 아름답고도 찬란한 빛을 발하는 삶을 산다면 우리들은 더욱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가끔은 모험을 하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도전 정신을 발휘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참된 인생의 의미를 알고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조건 편한 삶을 추구하는 삶만을 바래서는 안 된다. 고난에 맞서기도 하고 정의를 위해서, 또는 사랑을 위해서 자기의 삶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