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레예프의 꿈

??멘델레예프의 꿈??
폴 스트레턴이 쓴 ??멘델레예프의 꿈??이라는 책이었다. 멘델레예프는 매우 저명한 과학자로서 주기율표를 논할 때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화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현대식 주기율표와 그것을 고안해낸 그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멘델레예프가 대체 무슨 꿈을 꾸었다는 말인가?
책을 받은 나는 곧 큰 호기심을 느꼈다. 그러나 책을 선물 받았다는 기쁨과 책 내용에 대한 호기심도 잠시였다. 퇴소하는 날에 책 내용을 가지고 시험을 보아 성적에 반영하겠다는 위원회 측의 말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지적 호기심을 느낀 후 자발적으로 책을 읽는 것과 시험을 치기 위해 책을 읽는 것, 두 가지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전 오후 강의를 모두 마친 후 틈틈이 읽기 시작한 ??멘델레예프의 꿈??은 곧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아닌 지적 즐거움을 내게 가져다 주었…(생략)

그리스인들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동안 자연철학, 즉 초기 형태의 과학을 발전 시켰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는 과학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던 당시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대적 개념과 매우 유사한 이론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깜짝 놀랄만한 여러 가지 이론들 중의 하나는, 모든 물질과 우주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작은 입자인 원자로 되어 있다는 레우키포스와 그의 제자 데모크리투스의 원자론이다. 또한 비슷한 시기의 인물인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의 근원을 불이라고 말하였으며, 실제로 우리가 현재 에너지(E)라고 부르는 개념을 이미 인식하였다.
이러한 고대세계의 미미하기 그지없었던 과학, 특히 그 중에서도 화학분야는 연금술의 도움 없이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금술은 비금속원소에서 금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시도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 역사는 인류 문명의 역사와 비슷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금술사들의 궁극적 목표는 금이었으며, 이렇게하여 부와 영생을 얻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인류의 오랜 소망이었기 때문이다. 금을 만들기 위해 연금술사들이 잘못된 실험을 계속하는 동안, 사실 그들이 전혀 무익한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연금술의 발전은 화학 뿐 만 아니라 의학과 약학 분야에서도 많은 진보를 가져왔다.
비금속 원소로부터 금을 만들어 내려는 그들의 시도는 근대에 재조명된 원자설에 의해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오래다. 그러나 더 가까운 현대에 들어서는 원자설의 오류가 알려졌으며, 인간에 의해 핵분열과 핵융합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물론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수반하는 반응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과학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과학은 나에게 항상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살라고 강조해 말하는 듯 하다. 실제로 절대다수의 사람들이 믿는 이론이라고 해서 그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학의 이론 중 ??항상 옳은?? 것은 거의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아무리 현대의 과학기술이 진보하더라도 우리가 가져야 할 진정한 과학적 태도는 우리가 만물의 근본을 완전히, 그리고 단번에 알아낼 수는 없음을 아는 겸손한 자세일 것이다. 원자,그리고 원소에 대한 수많은 인식 변화가 알려주듯 말이다. 탈레스로부터 아보가드로, 라부아지에에 이르는 긴 이야기들이 다 끝난 뒤, 이 책 또한 끝에 다다른다. 그리고 저자는 멘델레예프가 백일몽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주기율표를 작성한 뒤 그것을 인정받는 과정까지를 이야기하고 책을 마친다.
비록 외적인 동기에 의해 읽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멘델레예프의 꿈??은 확실히 여타 과학 도서들과는 달리 재미와 풍부한 지식을 동시에 준 책이다.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내 나름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한 학생으로서,??멘델레예프의 꿈??은 과학이 인류와 함께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보고 내가 가야할 길을 바라보게 해 준 유익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