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톱 이야기를 읽고나서 모래톱이야기를 읽고

모래톱이야기를 읽고..
삼류인생의 처절한 몸부림. 내가 단 한 마디 구절로서 이 책을 읽은 느낌 이였다. 그러나 그 몸부림은 결코 치사스럽거나 옹졸하여 구차히 여겨지지 않는 우리 민족적의 한이 담긴 거룩한 몸부림인 것 이였다. 일제시대 그 힘들었던 상황을 눈으로 보지 않아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삶의 터전을 빼앗긴 채 유력자들에게 휘둘려 살아야 했던 조마이섬 마을의 사람들을 생각하니 지금 나의 삶이 안정적인 것이 오히려 부끄럽기까지 느껴졌다. 나 뿐 아니라 내 또래의 아이들은 꿈꾼다. 우아한 저택에 하늘거리는 드레스를 입고 귀족처럼 생활하는 공주님을...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고 귀찮고 힘든 일은 하수인에게 부탁하는 전형적인 궁전의 고결한 공주님을 꿈꾼다. 그래서 우리들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런 부유한 가정에 태어나지 못한 자신의 삶에 대해서도 만족스럽지 못해 하고 그런 귀족적 삶을 동경하는…(생략)

틀림없음이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우리 사회자체가 소설에서 적대관계로 등장하는 유력자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고 생각하게 되니 우리 현실의 메마름에 다시 한번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소설 속에서 건우는 너무나 불쌍한 아이였다.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아버지를 잃고 삼촌 또한 바다에서 삼치 잡이로 인해 잃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할아버지 마저 살인죄로 인해 투옥되오 마는 건우의 삶이 슬펐다. 어른들의 물질 만능적이고 권위추구적인 사고방식과 삶의 가치관이 건우에게 할아버지 마저 빼앗아 가는 아픔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그 삶의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들도 다음에 커서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 돈을 많이 벌고 명성을 드높이는 일 만이 삶에 있어 성공하고 추구하여 할 가치관이라는 현실이 가슴이 아팠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할아버지가 탁류 속에 유력자를 빠뜨려 투옥되었으므로 그 마을이 평화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냉정하게도 있는 현실 그대로를 반영한 결과를 소설의 결말로 내세웠다. 희망적으로 끝나지 않아서 더 우울한 감정도 들었지만 있는 우리사회를 그대로 보여주어 나에게 또 다른 역사의식과 민족의식을 갖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비극적이지만 담임선생님이 이 땅은 너희들의 것이 될 거야 라고 말한 이야기에 조금은 소설의 낙관적인 면모도 볼 수 있었다.
서민들의 고난과 역경을 주제로 다룬 이 소설 속에서 지금도 우리 시대의 서민은 고통받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나보다 더 아래층의 힘든 삶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추운 겨울날 자선냄비에 돈을 기부하는 따뜻한 마음씨로만 우리들의 세상이 존재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 “세상은 그래도, 아직까지는 살만하다..”는 누군가의 말이 머릿속에 윙윙 맴돈다. 우리사회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어른들 모두 진정으로 삶의 가치를 발견해 인생을 산다면 그 불씨는 활활 타오를 것이다. 그 불로 나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삶을 따뜻하고 환하게 밝혀 평화롭고 조화로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소설을 읽고 나는 어울려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 가에 대해 새삼 다시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