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 모비딕

모비딕
미국 문학의 가장 훌륭한 소설중의 하나라는 모비딕은 약 15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성인 독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 역시 즐겨 읽는 명작이라 불리워지고 있다. 고래와 인간의 생명을 건 사투라는 신선한 소재부터 바다를 배경으로 한 시원한 항해기가 주를 이루는 이 소설은 세계명작이라는 이유만이 아니라도 중학생인 우리가 읽어보아야 할 가치가 충분히 내포되어있다고 장담할 수 있다.
6학년 말에 이 책을 접했던 나는, 이미 이 책 속의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과 그들 하나 하나의 남다른 인생관, 정열 속에서 나 또한 그런 화려한 인생을 보내 보겠노라는 충동마저 느꼈었다.
그만큼 이 모비딕의 작가는 에이허브 선장을 중심으로 한 여러 선원들의 인생을 남자답고 씩씩하게 표현하여 평온하고 안일하게만 살아온 우리들에게 `고래 잡는 바다사나이들`이라는 전혀 새롭고 신선한 삶을 느끼게 해주었던…(생략)

지능으로 이미 고래잡이들 사이에서는 전설로조차 알려진 이 고래에게 자신의 한쪽 다리를 내주었던 당시의 에이허브는, 희망이 아닌 분노와 복수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자신이 반 여생동안 집착할 목표를 정하고 있었다.
자신이 해낼 일에 대한 희망에 부푼 것이 아닌 분노와 복수만으로 가득찬 인생의 목표는 더 이상 순수하고 지속될 수 없는 인생임에 틀림없었다. 스타백, 퀴퀘그, 스탭, 플라스크, 타시테고 등의 희망찬 꿈을 가진 청년들이, 이미 이룰 수 없는 헛된 야망에 부푼 에이허브란 인물 때문에 그 꿈을 접어야 했던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물론 고래잡이의 한 사람으로서 신비의 고래를 잡고야 말겠다는 생각은, 흠잡을 데 없는 순수한 갈망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너무나도 간절히 그 꿈을 이루고야 말리라는 불굴의 집념이 오히려 병적인 광기가 되어 사람의 목숨은 생각지도 않은 무모한 도전만을 벌려왔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모든 인간에게는 저마다의 소중한 꿈과 순수한 바람, 희망이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꿈꾸기만 한다고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허탈한 세상이 되어버릴까. 자신이 가진 능력의 범위를 알고 그에 맞는 목표를 잡아서 하나하나 이루어내어 나간다면 성인이 된 후에는 그 성취감을 바탕으로 하여 어떤 시련이라도 극복할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꿈을 이루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