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

모순
어느날 아침 인생에 생애를 모두 다 걸어야만 한다는 외침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물론 그 종류는 다르지만, 나와 이 책의 주인공이 모두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사실이 은근한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읽을수록 재미를 더해간다. 세상에서 제일 쌘 창과 세상에서 제일 튼튼한 방패라는 ??모순??. 제목처럼 인생의 선택은 때론 모순 될 수 있지만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 그것이 그 선택의 모순을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알게 한다.
안진진은 나이 스물 다섯에 중요한 깨달음을 얻어낸 독한 엄마와 슬픈 일몰의 아버지의 딸이며 건달 동생의 누나다. 쌍둥이인 엄마와 이모의 다른 삶을 바라보며 과연 어떤 쪽이 더 나은지 선택해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엄마는 아주 감성적인 남편과 살며 온갖 삶의 풍파를 겪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앞치마 두른 간수에 휘둘리는 삶??을 무서워하고 환한 낮이 가고 어두운 밤이 오는 …(생략)

는 진부한 생각에서부터 소설인데 소설답지 않네 하는 생각까지. 읽는 사람마다 달랐겠지만 왠지 난 그 선택이 당연하게만 보였다. 소설이라면 김장우를 선택 하는게 정석일 것 만 같았다. 하지만 현실 같은 선택을 하면서 소설 ??모순??은 그야말로 모순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순 된 선택에 확실한 동기를 부여해준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면서 이 선택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니라 모험이라는 사실까지도 여운으로 남긴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이 나에게 주는 교훈인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때론 낯설지라도 쫓기면서 살지 말고 찾아가면서 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아무리 열심히 땅을 파더라도 내 스스로의 선택을 주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선택은 내 것이고 내가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비록 그 선택이 구멍난 양말일 지라도, 그렇다! 구멍난 양말은 꿰매어 신으면 되는 것이다. 아무도 왜 그렇게 사느냐고 물을 수는 없다. 그녀의 삶은 그녀의 것이고 내 삶은 내 것이기 때문이다. 내에게 놓인 선택의 기로는 진로다. 그 해답을 오늘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현명한 선택으로 탐구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