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를 읽고

대지를 읽고
펄벅 여사의 ‘대지’는 왕룽의 아버지 세대부터 그의 손자에 이르기까지 4대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왕룽과 오란을 중심으로 소박한 농민이 결혼과 출산, 땅 구매 등 일년의 평범한 우리 주위에 산재되어 있는 이야기로 시작되어 그 속에서 겪는 인생을 보여주고 있다.
오란. 그는 대단한 여성이었다. 여자가 무시 받는 세상,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속으로만 삭여야 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그 시대에 일개 종의 신분에서 한 농부의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기는 말처럼 쉽진 않았으리라. 그녀는 사랑 받기 위해서 아니, 살기 위해서 모든 것을 참고 인내해야만 했다. 오직 가족의 번영을 위해 아기를 가진 중에도 힘든 몸을 이기며 일을 해야 했던 그녀! 왕룽, 물론 그도 술과 쾌락을 멀리하며 돈 벌기에 힘썼지만, 그는 조강지처인 오란을 두고 련호, 리화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던가.
흉년을 겪고 난 후 더더욱 믿을 건…(생략)

수 없는 아들이 되어버린 왕위안. 아버지께서 그 아들을 위해 한 일을 말 할 때, 깊은 감명을 느꼈다. ‘난 너를 위해서 마땅히 죽여도 되는 124명을 살려 주었다’ 왕위안은 중국의 신해혁명 시기인, 중국의 옛 문화와 신사상이 대립하는 때 서 있었다. 그러나 결국엔 그도 옛 문화, 땅에 끌리게 되고, 땅을 사랑하게 된다.
왕룽의 경우 자녀들과 땅에서 거름을 주고, 물을 주고, 노동과 시간을 주었다. 그리고 그는 그 땅에서의 수확으로 부자가 되었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의 자녀들은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신은 땅에서 살라는 뜻으로 인간을 땅 위에 만드셨다. 그리고 그 대지는 틀림없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을 주고, 우리를 포근히 감싸준다. 심지어 우리는 죽어서도 이 대지의 신세를 지지 않는가! 모든 것이 땅으로부터 만들어지고 땅으로 돌아간다. 땅은 변치 않는다. ‘땅은 진실하다’는 진리를 내게 알려 준 책 ‘대지’. 이 책은 우리 후손에게 꼭 물려줘야 할 땅에 대한 성서가 아닐까 한다. 책을 덮은 이 순간, 내 가슴속에 강하게 꿈틀대는 무언가가 느껴진다. 그건 바로 대지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