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잎새를 읽고나서

아마도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일일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와 매일 같은 습관처럼 TV를 틀어 그때의 내가 좋아했던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꾸민 만화가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슬프고도 아름답고 또한 마음 아픈 이야기였다. 그때는 그냥 단순한 동화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이야기의 작가, 이름조차 모르고 방송을 하고 있는 그 짧은 시간에 감동을 받아 눈시울을 붉혔던 작품은 바로 O. 헨리의 명작 `마지막 잎새`라는 소설이었다. 조금 크고 나서야 `아! 그게 그거였구나!` 하고 어릴 때 본 마지막 잎새를 상기시켰다. 지금도 그 때와 같이 `마지막 잎새`를 읽으면 가슴 한켠이 아련히 아파 온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에서 사는 무명의 여류화가 존시와 수우의 집에 폐렴이란 병이 찾아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심한 폐렴에 걸린 존시는 하루하루 사경을 해매며 힘들게 지내고 있었다. 그런 …(생략)

어먼에게 존시의 상태를 말한다. 창 밖의 담쟁이덩굴 얘기까지도 말이다.
이튿날 커튼이 쳐있는 창만 바라보고 있는 존시는 수우가 커튼을 열어주기만은 기다리고 있었다. 수우는 하는 수 없이 커튼을 열어주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밤새도록 비바람이 휘몰아쳤는데도 담쟁이덩굴의 잎 하나는 남아 있었다. 그 나뭇잎은 존시에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커다란 힘을 가진 마지막 잎새였다. 잎새를 보며 존시는 지금까지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병상에서 일어나려고 애썼다. 한편 베어먼은 폐렴으로 앓다가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다. 바람이 불어도 아무런 움직임 없는 마지막 잎새는 베어먼 노인이 지난 밤 차갑고 무서운 비바람을 맞으며 벽에 물감으로 그린 그림이었다. 존시에게 희망을 주어 살리려고 말이다. 그 바람에 폐렴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베어먼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걸작을 남겼다. 그것은 정식으로 종이에 그린 그림도 아닌 담벼락에 초라하게 그린 나뭇잎 하나. 그것이 그가 그토록 그리고 싶어했던 걸작이다. 그리고 그의 걸작으로써 살아 숨쉬는 그런 예술이 된 셈이다. 잎새 하나는 한사람의 고귀한 생명을 살리고 또 한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 비록 베어먼은 살지 못했지만 존시를 살린 그의 마음이 더 아름답지 않은가? 여기에서 그의 위대하고도 위대한 희생정신을 엿볼 수 있다. 베어먼이 죽게 되는 그 순간을 읽을때마다 정말 너무 안타깝고 가슴 아팠다. 하지만 그가 생명을 잃음으로써 그의 희생정신이 더욱더 자랑스럽고 빛나 보이는 것 같다. 그의 나뭇잎에는 존시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그의 혼신이 담겨있다. 만약 그런 마음과 혼신이 없었다면 결코 존시를 살려낼 수 없었을 것이다.
`마지막 잎새`는 보다 인간적인 삶이 어떤것인지 무명화가들의 평범함 삶을 통해 보여주는 것 같다. 타인을 위해 희생할 줄 모르는 현대 사회의 야속한 우리들에게 생명의 고귀함과 용감한 희생정신, 그리고 믿음이라는 주옥같은 교훈을 일깨워주는 훈훈한 이야기는 바로 이 `마지막 잎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10.나의 다짐 : 베어먼의 희생정신에 본받고, 모든 일은 믿는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새삼스레 다시 느꼈다. 그리고 문뜩 내 주위에도 베어먼 같은 사람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속은 따뜻하고 인정 많은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힘이 들때 베어먼처럼 나를 도와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나부터 남들을 위해 희생해야 겠지않은가? 내가 더 많은 날들을 사는 동안 남들에게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존재로 남기를 바라며 믿음을 가지고 살기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