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2를 읽고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2

맨몸 세계일주의 묘미
한비야의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2’을 읽고
지은이: 한비야
출판사: 도서출판 금토(金土)
바람의 딸, 한비야.
오지 여행가인 한비야에게 따라다니는 애칭이다. 이 책을 접하기 전, 나는 저자인 ‘한비야’라는 사람 이름보다는 바람의 딸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들어왔던 것 같다. 세계 곳곳을 누비는 한국인 여성, 나에게는 그 자체가 커다란 흥밋거리로 다가왔다.
내가 읽은 2권에는 중남아메리카 지역과 알래스카의 여행기를 담고 있다.
중남아메리카 지역의 첫 번째 나라는 바로 아르헨티나. 내가 알고 있는 기초 지식은 축구와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나라라는 것뿐이다. 한비야의 첫 번째 여정은 바로 히치하이킹이었다. ‘히치하이킹이 뭐지?’ 처음 들어보는 소리여서 몹시 궁금했었는데, 그것은 지나가는 차를 잡아타고 여행하는 것이란다.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나에게는…(생략)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털옷을 잔뜩 껴입은 에스키모들과 하얀 얼음집 이글루. 하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그동안 내 머리 속에 있던 상상이 다 깨어지는 느낌이다. 이글루는 얼음집이 아니라 그냥 집이라는 뜻이고, 에스키모들도 현재 도시에서 살고 있으며, 숫자상으로도 알래스카 인구의 8.5%정도라는 것이다. 그래서 실지로 에스키모를 만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알래스카에 살고 계신 큰아버지께서 잠깐 귀국하신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에스키모 보러 알래스카에 가겠다던 어린 시절 약속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서쪽에서 해가 뜨고 지고, 밤이 되어도 어둡지 않다는 백야의 광경은 알래스카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의 신비다. 한비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이라고 극찬을 했다. 눈 덮인 빙하, 수천 수만 년을 얼음으로 있다가 녹은 천연 빙하수, 맑다 못해 푸른색을 띠는 물 모든 것이 책으로 읽고만 있기에는 너무나 아쉬웠다.
이 모든 천상의 자연도 여행하는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내가 이 책을 통해 여행이라는 것에 대해 깨달은 것은 바로 만남과 사랑이라는 것이었다. 생김새도 틀리고, 말도, 생활방식도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우리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놀라웠다. 가난할수록 이웃을 사랑하고, 환경이 어려울수록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오지 사람들. 세상 사람들은 다 다르지만 또한 다 똑같다는 것, 한비야가 말하는 여행의 가장 큰 깨달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