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를 읽고나서 독후감한비야

405번 국도 거닐 날을 기다리며........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누구도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작가 한비야는 “인간의 한계는 무한하다”고 거침없이 대답한다. 첫 마음 변치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노력하면 바라는 것을 모두 이룰 수 있다는 것. 그녀가 지구를 3바퀴 반이나 돌면서 내린 결론이다.
책을 읽기 전 나는 한비야라는 인물을 잘 알지 못했다. 책을 읽고난 후에서야 한비야라는 사람이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은 나의 미래를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또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간접적으로 깨닫게 해 주었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우리나라의 모습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한비야의 세계 일주 꿈은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그녀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세계 일주를 약속했다. 하지만 바람막이가 돼 주시던 아버지가 세상을 일찍 떠…(생략)

많았다. 그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만을 가지고 꿋꿋이 국토종단 길에 뛰어들었다. 처음 마음먹은 대로 한 발짝 한 발짝 꾸준히 걸어 나가면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은 채 말이다. 여자의 몸으로 10kg이나 되는 배낭을 메고 800여 km를 걷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녀는 지난 6년간의 세계 여행에서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의 그리움을 느꼈다. 그렇기에 이번 여행 중에는 여관이나 호텔 방이 아닌 민가를 찾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넓은 길이나 고속도로가 아닌 시골 길과 산을 가로지른 것도 국토의 숨소리를 느끼고 싶어서였다.
하루 60~70리(25km)를 걸어가는 강행군이었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봄을 재촉하는 비바람과 씽씽 내달리는 집체만한 트럭도 그녀를 가로 막지 못했다. 발목까지 빠지는 논을 가로지르며 흙의 소중함을 느꼈고, 입산이 통제된 설악의 눈 덮인 산을 거닐며 국토의 에너지를 충전했다. 하루만 쉬고픈 반칙도 따뜻한 봄기운에 피어나는 싱그러운 초록 이파리와 아지랑이 쳐 올라가는 구수한 흙냄새를 이기지 못했다.
불과 225mm의 작은 발을 가지고 우리의 산과 들을 거니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크게만 느껴졌다.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했다. 또 할머니의 구수한 사투리와 뜨끈뜨끈한 방, 무료숙식을 제공하는 시골 사람들의 후한 인심에서 아직까지 정이 메마르지 않았음을 느꼈다.
작가가 전라도 - 충청도 - 강원도까지의 마지막 목적지인 통일전망대에 도착했을 땐 왠지 흥분되고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철조망너머로 보이는 땅이 멀게만 느껴져서 일까, 아니면 분단된 우리나라를 더 이상 걸을 수 없어서일까? 혹 그녀와 함께 더 이상 여행할 수 없음이 안타까워서는 아닐까?
한비야와 49일간의 국토종단을 함께 하면서 우리 국토의 소중함을 깊이 깨닫는 기회가 됐다. 요즘 핫이슈로 등장한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문제를 다시금 생각해 보고 그 대처방안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또 나의 꿈과 미래의 내 모습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뒤 돌아 볼 수 있었다.
한비야 그녀와 함께한 국토종단 여행은 정말 즐거웠다. 맑게 갠 어느 날 그녀와 함께 405번 국도를 거닐며 포근한 강원도의 진면목을 맛볼 날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