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국가관이란 논이야기

논 이야기는 채만식이 지은 단편소설이다. 채만식의 작품이라 하면 풍자성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 책은 해방직후 과도기의 사회상을 풍자하고 있다.
“한덕문이 요시카와에게다 논 팔아먹던 대 났구나.”
이 말은 주인공 한생원이 일인 요시카와 한테 비싼값에 논을 판 후 언젠가 해방이 되면 일인들이 쫓겨가게 되어 다시 땅을 찾을 수 있다고 한 말에 마을 사람들이 그를 비웃으며 한 말로 35년 동안 속담처럼 전해 내려왔다.
한생원은 부친의 부지런으로 근근이 모은 열세 마지기와 일곱 마지기의 두 자리 논이 있었다. 하지만 그 피땀 어린 논 열세 마지기를 한생원이 21살 되던 해 고을 원에게 빼앗긴다. 한생원의 아버지가 동학에 가담했다는 누명을 씌워서 옥에 가두고 논 열세 마지기와 바꾸게 했던 것이다. 그 후부터 한생원에게 나라라는 것은 고통이지 하나도 고마운 것이 없었다. 이처럼 한생원은 이책에서 국가에 대해…(생략)

친일파들의 기득권 유지나 더욱더 기승을 부리는 반면 가난한 농민들은 일제 강점하에서 교묘한 수단으로 일인들에게 농토를 수탈 당하던 시대나, 독립을 맞아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현실에서나 다를 것이 없었던 그 시대상이 한생원을 통해서 풍자가 잘 되었다는 생각이든다. 요즘들어 과외신고제라는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졌는데 이것 또한 고액과외자들 보다는 대부분 용돈이나 생활비 수준의 소액과외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이것이 현대판 논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논 이야기를 통해 한생원이 국가에 대해 냉소적 태도를 취하는 것에 조금은 이해가 되었고 바람직한 국가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끔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