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아다다를 읽고 백치 아다다

‘백치 아다다‘를 읽고
백치 아다다. 예전 독후감 모음집에서 대략의 스토리를 읽은 적이 있다. 벙어리라는 설정을 이용하여 눈물을 짜내는 스토리로밖에 여겨지지 않았으므로 방학숙제에 포함되어 있음에도 왠지 읽는 것이 망설여졌다. 하지만 우연히 읽어보게 된 ‘백치 아다다’는 내 생각과는 달리 내가 가지고 있던 돈에 대한 개념을 다시금 정리해보게끔 만들었다. 벙어리인 아다다는 부모에게조차 미움을 받으며 늘상 매를 맞으며 자란다. 그래서 아다다가 시집갈 나이가 되자 그녀의 부모는 논 몇 마지기를 지참금으로 주어 시집을 보내 버린다. 아다다는 매일같이 매만 맞던 옛날에 비하여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그 행복도 잠시, ‘돈’이라는 존재는 그녀가 행복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녀의 남편은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아다다를 구박하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새 아내까지 맞아들이게 되면서 아다다는 쫓겨나는 신세가 된…(생략)

활로 끌어내린 것이 돈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으므로 돈이란 것이 결코 좋게 봐질 수가 없는 것이다. 돈은 결코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여러 가지보다 생활하는데 더 많이 필요하다. 그런 돈에 대한 생각이 상반된 두 남녀가 결합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돈을 갈구하는 사람과 돈을 거부하는 사람의 만남 자체부터 어느 정도 이 비극적인 결말을 예견하고 있었으리라......
‘돈이란 적당한 것이 가장 적합하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나 적당한 선을 유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도둑질을 예로 들자면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도둑질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영혼이 부활하기 어려운 나락으로 떨어져 간다는 것을 깨달으면서도 그것을 멈추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돈이란 것에 대한 욕망은 도둑질보다 합법적인 행동이라는 면에서 더욱 강하고 은밀한 유혹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돈이 사람을 지배하느냐, 사람이 돈을 지배하느냐는 오직 그 자신에게 달린 일이라고 생각하며 이만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