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삼룡이를읽고나서 벙어리삼룡이를읽고

벙어리 삼룡이를 읽고나서...
줄거리
오생원 집에 삼룡이라고 하는 벙어리 하인이 있었다. 그는 충성을 다바쳐 부지런하게 일했기 때문에 주인의 사랑을 받았다. 오생원 집에는 삼대독자인 아들이 있었다. 너무 귀엽게 키워 버릇이 없으며 성질이 포악했다. 아들은 삼룡이를 못살게 했다.
그 해 가을, 주인 아들이 장가를 들었다. 주인이 문벌 얕은 것을 한탄하여 어느 영락한 양반의 딸을 돈을 주고 사오다시피 하였다. 사람들은 신랑에게 과한 신부라고 입을 모았다. 그럴수록 아들은 아내가 미워 지독한 구박을 하였다.
주인 아들이 술을 먹고 맞아 길에 쓰러져 있는 것을 데려온 일로 아씨는 삼룡이에게 부시쌈지를 만들어 주었다. 이것을 아들이 알게 되어 아씨는 몹시 두들겨 맞고 이튿날 삼룡이는 아씨를 건드렸다는 죄목으로 아들에게 얻어 맞은 뒤 안방 출입이 금지되었다.
하루는 계집 하인이 약을 사오는 걸보고…(생략)

될 만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하인이자 벙어리인 삼룡이는 신분적, 육체적 결함으로 인해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지만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 인물이다.
삼룡이는 벙어리이며 모자라는 사람이다. 그리고 남의 집의 종살이를 한다. 그렇다고 그에게 연정이라는 인간의 본능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럴 때 이 집에 시집을 온 사람이 바로 아씨이다. 삼룡이는 아씨에 대하여 선망의 마음을 품게 된다. 그러다가 선망의 마음은 연정으로 변화되어간다. 그것은 주인 아들이 아씨를 학대하는 걸 보기 시작하면서 싹튼 감정이다. 아씨도 주인 아들로부터 박해를 당하고 자신도 박해를 당함으로써 삼룡이는 동병 상련의 마음을 갖게 된다. 그것은 심리적으로 동일시 되는 요소이다. 그러나 삼룡이의 사랑은 순수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삼룡이가 개 등을 어루만지며 주인 아씨를 생각하는 대목은 사랑의 감정을 한껏 고조시키는 부분이다. 달빛이나 별빛보다 곱다고 여기면서 그 달과 별이 떨어져 주인 아씨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부들부들한 개 등을 어루만지며 감각적으로 아씨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아씨와의 관계를 의심한 주인 아들은 마침내 삼룡이를 내쫓고 아씨는 극심한 박해를 당하던 나머지 죽으려고 한다. 그것을 발견한 삼룡이는 어떻게든 아씨를 살려내야 한다는 마음을 품게 된다. 그런 가운데 삼룡이는 어느정도 계급적 각성에 이른다. 주인을 위해‘충견’처럼 살아온 그에게 되돌아온 것은 폭력과 추방이었음을 깨달은 삼룡이는 결국 이 잘못된 질서를 무너뜨려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삼룡이는 결국 집에 불을 지른다. 불을 통해 불행했던 삶을 청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불은 여러 가지 의미를 띠는데, 하나는 지금까지의 불평등에 대한 응징이고 하나는 불을 통한 사랑의 성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불은 소멸과 재생의 의미를 동시에 의미한다. 과거의 불평등과 울분을 모두 태우고 난 뒤에 삼룡이는 마침내 한 사람의 오롯한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삼룡이는 결국 죽음에 이른다. 아씰를 품에 안은 채 삼룡이는 행복하게 죽는다. 따라서 삼룡이의 죽음은 비극적인 것이 아니라 평화로운 것이다.
‘그의 울분은 그 불과 함께 사라졌을는지! 평화롭고 행복스러운 웃음이 그의 입 가장자리에 엷게 나타났을 뿐이다.’ 로 끝나는 마지막 대목에서 삼룡이의 죽음이 던지는 의미는 매우 뜻깊은 것이다. 즉 신경향파 소설처럼 도식적인 계급의식의 고취라는 주제로 확대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불행의 청산을 통한 행복과 평화, 슬픔과 울분을 사르고 난 뒤의 새로운 삶이 불에 의해 가능해지는 것이다.